38개 계열사 블랙리스트 추가
"막대한 혼란 초래" 업계는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7일(현지시간)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제재 방침을 강화하고 블랙리스트에 21개국 38개 계열사를 추가했다.

그러나 정작 미국내에서는 산업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 행정부의 움직임과 반대로 미국 반도체 업계와 IT 기업들은 화웨이와의 거래 승인을 잇따라 요청하고 나섰다.

이번 추가 제재로, 화웨이가 2019년 5월 미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후 제재 대상에 추가된 계열사는 모두 152개다. 이들 회사는 미국 기반의 소프트웨어나 기술을 취득하는 것을 차단당하게 된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는 미국 정부가 17일(현지시간) 화웨이에 대한 제재 강화안을 발표하자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현재 규제안을 검토 중이지만 반도체 거래에 대한 이와 같은 광범위한 규제는 미국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국가 안보를 달성하려는 기존의 부분적인 제한 입장에서 갑자기 선회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당황스럽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반도체산업협회는 "중국에 민감하지 않은 상용 반도체를 판매하는 것은 다름 아닌 미국의 반도체 연구와 혁신을 촉진하고, 이것이 미국의 경제력과 국가 안보에 핵심이라는 견해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고 촉구했다.

블룸버그도 애플이 트럼프 대통령의 '위챗 금지령'에 몇 년 동안 성장 동력으로 만들어온 440억 달러(한화 약 52조원) 규모의 중국 시장을 잃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애플의 가장 중요한 해외 시장이다. 중국 내 안드로이드 경쟁사인 화웨이는 애플의 폐쇄형 앱스토어와는 달리 위챗을 자유롭게 직접 제공하거나 사용자들에 다운로드를 허용한다. 화웨이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아이폰SE와 같은 저렴한 디바이스로 위챗을 제공할 수 없다. TF 국제 증권의 궈밍치는 만일 애플이 글로벌 앱스토어에서 위챗 제거를 강요당하면 아이폰 연간 출하가 25~30% 감소하고 에어팟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다른 하드웨어 출하는 15~25% 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지난 8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통신용 칩 제조사 퀄컴이 화웨이와 거래를 하기 위해 트럼프 정부에 대한 설득에 나섰다고 전했다. 퀄컴은 이 같은 제재 탓에 매년 80억 달러(한화 약 9조5000억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을 삼성과 대만의 미디어텍과 같은 외국 경쟁업체들에 내주게 됐다는 논리로 미국 정부를 압박해왔다.

퀄컴은 "5G 분야에서 미국 기업의 기술과 주도권이 위협을 받게 됐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국가 이익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최근 미국과 중국, 두 '테크 월드(Tech world)' 의 분리는 수백 개의 미국 기술 기업들에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시장가치가 1000억 달러 이상인 엔비디아, 텍사스인스트루먼트, 퀄컴, 인텔, 브로드컴 등 5개 미국 칩 기업들은 매출의 25%에서 50%까지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