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기기로 3D 가상현장 제어 공장內 유체흐름 등 실시간 확인 비대면 교육·훈련 활용 기대감
에너지기술연 연구자가 '엔지니어링 전문 교육용 VR 솔루션'으로, 플랜트의 주요 장치와 부품 등에 대한 작업과 실습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이준기기자 bongchu@)
에너지기술연이 개발한 '엔지니어링 전문 교육용 VR 스마트 솔루션'으로, 플랜트의 주요 장치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실습을 플랜트 현장에 가지 않고 체험할 수 있다. 에너지기술연 제공
에기硏 VR스마트솔루션
지난 13일 대전에 위치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 연구자가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고, 양손에 있는 조정장치로 '관찰 모드(observe mode)'를 클릭하자, 대형 컴퓨터 화면에 3D로 구현된 이산화탄소 포집공정 플랜트가 나타났다. 마치 실제 현장에서 보듯 플랜트 구조물은 사실적이고 생생하게 구현됐다. 화면 옆에는 플랜트 설계도도 띄워져 플랜트 내 유체 흐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조정장치의 버튼을 누르자 플랜트 내부의 각종 배관과 밸브 등을 바로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줌인(Zoom-in)' 상태로 변환됐고, 연구자가 허공에 손을 뻗어 밸브를 잠그는 모션을 취하자, 화면에 커다란 밸브가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잠겨졌다.
밸브 잠금 작업을 마친 후, 조정장치를 다시 길게 누르자, 플랜트 맨 위쪽으로 순간 이동했다. 플랜트 위쪽에 있는 포집탑에서 이산화탄소 포집을 위한 작업을 수행한 후, 조정장치를 한번 더 누르자 플랜트 맨 아래로 내려와 작업을 마칠 수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엔지니어링 전문 교육용 가상현실(VR) 스마트 솔루션'은 기대했던 것보다 높은 몰입감과 현장감, 사실감을 구현하고 있었다. 특히 VR기기 사용에 따른 어지러움이 전혀 없고, 현실감 높은 3D 기술 접목으로 실제 플랜트에서 체험하는 듯한 가상체험을 제공하기에 충분했다.
비대면 시대를 맞아 시공간 제약 없이 '플랜트 엔지니어링 교육 솔루션'으로 활용가치를 높이고 있다. 가상현실은 온라인 상황에서 오프라인과 같은 느낌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사용자 환경(UI) 기술로, 비대면 시대의 핵심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도 VR과 AR(증강현실)을 디지털 뉴딜을 뒷받침할 새로운 성장동력 기술로 보고, 선제적 투자와 규제혁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솔루션은 박정호 에너지기술연 선임연구원이 3D 전문기업인 인플루전과 1년 간의 협업을 통해 개발했다. 실제 플랜트를 경험하는 것과 같은 생생한 가상현실을 제공해 플랜트 내 밸브, 펌프 등 각종 주요 장치와 부품에 대한 이해 및 체험뿐 아니라, 공정 가동, 정상 운전, 비상 상황 등 다양한 운전 모드에 따른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한 해당 장치에 대한 설명을 조작버튼 클릭을 통해 화면에 띄워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설계도와 플랜트 현장을 비교해 플랜트 공정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박정호 에너지기술연 선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솔루션은 플랜트 현장 체험이 쉽지 않은 플랜트 관련 학과 학생이나 기업 재직자 등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교육과 훈련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현재 관련 학교나 기업 등에 교육 훈련 목적으로 솔루션을 공급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솔루션에 구현된 플랜트는 에너지기술연이 자체 개발한 '키어졸(KIERSOL) 공정'을 기반으로 모사됐다. 키어졸은 플랜트 내 연소배가스(질소, 이산화탄소, 산소 등)가 굴뚝으로 빠져 나가기 전에 이산화탄소만을 선택적으로 포집, 분리하는 데 사용되는 액상 흡수제다.
단순 운전 실습에 그치지 않고, 플랜트 공정 전반을 이해하면서 실습이 가능해 현재 플랜트 운전원 훈련 시스템(OTS)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으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