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V 7나노' 기술력 인정받아
팹리스 업체들 유치 잇따를 듯

IBM이 삼성전자 7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만든 서버용 CPU.  IBM 홈페이지 캡처
IBM이 삼성전자 7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만든 서버용 CPU. IBM 홈페이지 캡처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IBM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를 수주했다.

상업용 퍼스널컴퓨터의 시조격인 IBM이 삼성전자의 초격차 기술을 인정하고 나선 것이다. 이번 수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현장 경영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IBM은 17일(현지시간) 7나노 공정으로 만든 차세대 서버용 CPU '파워(power) 10'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최첨단 기술인 극자외선(EUV) 기반 7나노 공정으로 생산한다.

삼성전자와 IBM은 2015년 업계 최초로 7나노 테스트 칩 공동 구현을 발표하는 등 10년 이상 연구 협력을 이어왔고, 이번에 그 결실을 맺었다. 파워 10은 IBM의 설계 기술과 삼성의 EUV 7나노 공정 기술이 결합한 제품으로 성능이 기존 제품과 비교해 최대 3배까지 향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CPU는 IBM 제품군 중 EUV 7나노 공정이 처음 적용된 것으로, 내년 하반기 출시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를 업계 1위 TSMC와 2강 경쟁구도를 구축하려는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을 증명한 사례로 꼽고 있다. 실제로 7나노 공정의 경우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에서 삼성전자와 TSMC만이 가능하고, 2나노대 공정 개발 계획까지 공개한 곳 역시 두 회사 뿐이다.

이는 대형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업체) 업체들은 TSMC의 대체 생산루트로 삼성전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특히 최근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세계 시장 판도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생산 다각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총수 세일즈, 적극적인 현장경영이 이번 수주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앨런앤드컴퍼니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지니 로메티 당시 IBM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미래 분야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눈 적이 있다. 이후 이 부회장은 지난해 4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10년 뒤 비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달성을 위해 적극적인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엔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화성 사업장을 찾아가 EUV 전용 반도체 생산라인을 직접 살펴보는 등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을 위한 적극적인 현장경영을 하고 있다. 이번에 수주한 IBM의 7나노 CPU는 화성 EUV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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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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