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 일 넘게 이어진 장마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정부는 △야생 멧돼지 대응 시설물 점검 △하천 주변·도로 일제 소독 △농장 단위 방역 등 대응 조치를 실시키로 했다.
17일 ASF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경기·강원 북부 7개 시·군(연천·화천·파주·철원·포천·고성·양구)에서는 총 701건의 ASF가 발생했다. 중부 지방은 물론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접경지역 하천을 따라 멧돼지 폐사체 등 오염된 부유물이 확산했고, 오염원과 접촉한 차량, 사람, 매개체(쥐·모기·파리)를 통해 양돈 농장으로의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도 높다는 게 중수본 판단이다.
이에 중수본은 우선 멧돼지 차단 울타리와 양성 개체 매몰지, 포획틀 등 대응 시설물을 일제 점검키로 했다. 손상·침수 등 피해가 발생한 2차·광역 울타리는 강우 종료 직후 지방청·현장상황실·지방자치단체·국립생태원 합동점검을 실시한다. 광역 울타리 중에서도 ASF 확산 차단을 위해 관리 중요도가 높은 최남단 구간에는 우선 복구팀을 배정, 포천 장수면과 화천 사내면 등 구간부터 복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장마가 끝난 다음날은 '일제 소독의 날'로 정한다. 멧돼지 검출 지점(700곳)과 주변 목욕장·비빔목·도로에 방역 차량 109대와 가용 인력을 투입해 일제 소독을 실시한다. 하천 주변과 주요 도로에도 차량과 드론 등이 투입된다. 전국 양돈농장 6066곳 주변·진입로에도 방역 차량 805대를 통해 소독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매주 수요일 운영하던 '축산 환경·소독의 날'도 '일제 소독의 날'과 통합 운영함으로써 각 농가에서 △축사 내·외부 소독 △생석회 벨트 구축 △쥐·해충 제거 및 축사 주변 물웅덩이 제거 등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하천, 댐, 저수지·수문 스크린의 부유물도 수거해 소독 후 소각 또는 매몰 처리한다.
중수본 관계자는 "농장 내 ASF 바이러스 유입 위험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농장주 또는 농장 관리자가 직접 방역 조치사항들을 주의 깊게 숙지하고 이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지난 12일 경기 안성의 한 양돈 농가 관계자들이 집중호우로 인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 축산농가 유입을 막기 위해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