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부동산 시장을 조사하고 감시, 감독하는 '부동산감독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자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가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 국가에서 부동산 시장을 감독하는 기구를 설치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국민의 부동산 거래까지 정부가 들여다보겠다는 전체주의적 발상이다. 부동산정책의 실패를 자인하기는커녕 더 센 시장개입으로 아예 시장을 망가뜨리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11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시행에 들어간 전월세신고제는 모든 주택 거래 신고를 의무화한다. 앞으로 설립될 부동산감독기구의 관할업무가 이미 생긴 셈이다. 또 이번에 도입된 임대차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에서 임차인의 추가 2년 임차 권리를 거부할 수 있는 임대인 실거주 확인 절차도 부동산감독기구의 업무가 될 공산이 크다. 이밖에 세세한 계약 내용과 자금출처 등이 낱낱이 감독기구의 조사 대상이 됨으로써 심각한 사생활 침해가 빚어지게 된다. 주거와 관련한 개인정보가 정부 감독기구에 쌓일 수밖에 없고, 이를 기반으로 국민의 생활 전반을 들여다볼 수 있는 '빅브라더'가 태동하게 되는 것이다. 축적된 개인정보의 관리와 악용우려도 문제지만, 감시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시장 참여자들은 경제적 자유가 위축될 것이 뻔하다. 이는 부동산 시장 뿐 아니라 전체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시장의 인센티브 기제를 급속히 사라지게 만든다.

부동산감독기구 발상은 당장 버려야 한다. 청와대 참모들의 건의로부터 나온 것인지 아니면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인지 모르겠으나, 감시 감독하면 시장이 원하는 대로 움직일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 문 대통령은 최근 연이은 세 차례 대책에도 전셋값이 폭등하고 집값이 잡히지 않았는데도 "부동산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했다가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부동산감독기구도 후폭풍을 생각지 않은 설익은 발언이다. 폭등하는 집값과 전셋값을 보며 정부는 가격을 통제하고 싶은 유혹을 가질 만하다. 그러나 통제된 시장은 수요공급 기능을 잃어 파국을 피할 수 없다. 그 피해는 상상 이상일 것이다. '부동산감독기구'는 주택난만 가중시킬 가격통제 망상(妄想)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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