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4대강 보 무용론 제기
"보는 철거하고 제방 보강해야"
통합당 "태양광 지반 약화시켜
국회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

'물난리 책임' 놓고 거센 공방

문재인 대통령까지 가세하자 여야의 '4대강 vs 태양광' 공방이 더 격화하고 있다.

여야 정치권이 수해 복구지원보다 책임추궁에 더 큰 화력을 쏟아붓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4대강 사업을 정치권의 화두로 먼저 소환한 것은 미래통합당이다. 섬진강 제방 붕괴 등 집중호우 피해가 커지자 통합당은 섬진강이 4대강 사업에서 빠진 탓이라고 주장하면서 '4대강 사업 재평가론'을 들고 나왔다. 송석준 통합당 의원은 11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4대강 사업의 핵심은 물그릇을 키워서 보를 통해 물을 가뒀다가 활용하는 것이다. 이번 같은 대홍수에서는 그런 큰 물그릇을 활용해 주변에 범람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이번에 한강 주변에 엄청난 폭우가 왔지만 한강 주변 피해가 최소화됐다는 것으로 (4대강 사업의 실효성이) 많이 입증이 됐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론을 제기했다. 특히 민주당은 문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댐 관리와 4대강 보의 효용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하자 집중적으로 '4대강보 무용론'을 폈다.

민주당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이낙연 의원은 이날 충북 음성 수해복구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과거에 4대강 보를 설치한 것이 잘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를 논쟁 중이지만, 적어도 일의 순서가 잘못됐음이 틀림없다"며 "계단을 물청소하면서 아래부터 물청소하면서 올라가는 것처럼 소하천은 두고 밑(본류)에만 (정비)했다, 위에서부터 했어야 하는데 이걸 못했기 때문에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홍수 피해가 한창인 와중에 (통합당이) 과거 책임론을 벗어나기 위해 이런 식의 4대강 논쟁을 벌이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날을 세웠다.

양이원영 의원은 자신의 SNS에 "섬진강에 4대강 사업을 하지 않아서 홍수가 발생했다는 것은 거짓"이라며 "섬진강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하천환경정비, 하도정비, 제방보강, 자전거도로, 보 개량(5개소)등의 사업에 1천86억원의 세금을 썼다. 섬진강에도 4대강 사업을 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4대강 보는 물을 가둬두는 역할이다. 제방이 무너진 이유가 보 때문인지는 조사가 더 필요하지만, 보 시설물이 물의 흐름을 방해해서 홍수를 악화시킨 건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된다"면서 "홍수 때 보의 수문을 열어도 지금처럼 시설물이 버티고 있으면 물이 빨리 빠져나가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서 보는 철거하고 제방은 보강해야 한다"고 했다. 윤미향 의원도 "강줄기가 자연의 섭리대로 흐를 수 있도록 강의 평화를 회복하기 위해 애써야 할 시간"이라고 보 해체를 주문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도 "통합당이 4대강 사업의 효용성을 다시 들고나온 것은 일종의 트라우마"라며 "(통합당은)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오류를 바로잡아나가야 한다"고 가세했다.

반면 통합당과 국민의당은 되레 문재인 정부의 무분별한 태양광 사업이 지반을 약화해 산사태를 일으켰다고 단정 짓고 감사와 국정조사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박진 통합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같은 당 박성중 의원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융합인재 육성 정책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총 집결체인 원전을 포기하고 태양광을 설치해 산사태를 일으키고 그에 따른 피해가 커졌다"며 "국회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만약 태양광 시설 때문에 산사태가 벌어졌다면 명백하게 인재"라며 "감사원 감사를 해봐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통합당의 주장을 정쟁으로 치부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록적 폭우 앞에 정쟁 요소로 끌어들여서 논쟁하자고 달려드는 것은 점잖지 못하다"며 "지난 정부 때도 태양광 허가가 너무 많이 났다"고 했다. 이 의원도 "경사도를 훨씬 엄격하게 해 평지나 다름없는 곳에 태양광을 설치했는데 그 때문에 산사태가 생겼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통합당의 주장이 과장됐다고 단언했다. 산림청의 산사태 현황 통계를 보면 올해 들어 발생한 산사태 총 1174건 중 태양광 시설은 12건(1.0%), 8월 중 발생한 835건 중에서는 7건(0.8%)이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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