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를 기준으로 당초 올해 분양예정물량의 70% 이상이 공급되지 못하고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지난 4일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에 13만2000호 규모의 추가 공급계획을 내놨지만, 정작 올 들어 서울시내 새 아파트 분양은 당초 계획의 절반도 채 공급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여파와 함께 6·17 대책, 7·10 대책, 분양가 상한제 유예 종료 등 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사업성이 악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서울 분양예정물량은 3만4279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부동산114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 연간 분양예정물량은 4만5944가구로, 지난해 계획됐던 물량의 75% 가량이 아직도 분양되지 못하고 하반기로 연기된 셈이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도 비슷한 상황이다. 올해 경기도의 하반기 분양예정물량은 7만4469가구로, 지난해 말 조사당시 공급예정물량 9만5171가구의 78% 가량이 하반기로 예정됐다. 경기도는 지난 6·17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이 대폭 늘어나고 대출규제 등이 적용됐다.
새 아파트가 예정대로 공급되지 못한데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당초 올해 서울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었던 둔촌주공은 총 가구수가 1만2032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단지로, 당초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유예되기 전인 4월 분양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7월까지 유예됐음에도 아직 구체적인 분양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로 조합과 정부의 줄다리기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조사당시에는 5월에 분양하려 했었던 서울 동대문구 용두6구역 재개발 래미안 엘리니티 역시 당초 예정보다 한 달 가량 밀린 6월경 분양됐다. 집값을 잡기위해 내놓은 부동산대책이 오히려 공급물량을 축소시키는 역효과를 불러오고 있는 셈이다.
하반기 들어 주택사업경기도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8월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는 7월보다 10.6포인트 하락한 58.1을 기록했다.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높으면 주택사업경기가 양호적인 것을 뜻한다. 50선에 머물렀다는 것은 주택사업경기게 극도로 침체됐다는 의미다.
서울 역시 석 달 연속 전망치가 하락했다. 지난 6월 106.2를 기록했던 서울은 6·17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직후인 7월 75.4로 30포인트 이상 떨어졌고, 7·10 대책이 나온 이후인 8월에는 68.4로 이보다 더 하락했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의 장기화와 부동산 규제 정책에 따른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역별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부동산 대책에 따른 정비사업 규제 강화로 확대된 부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부는 지난 4일 발표한 공급대책에서 재건축 단지들의 용적률 상향안도 포함하며 공급물량 늘리기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재건축 단지들의 흥미를 끌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용적률 상향안으로 늘어나는 물량의 상당수가 기부채납되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에서 가장 많은 가구수를 공급할 예정인 태릉골프장 부지가 있는 노원구의 경우 주민들의 집단 반발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노원구 태릉골프장 인근 주민들은 태릉골프장 개발에 반대하며 오는 9일 반대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 1일 300여명 가량이 시위를 벌인 이후 진행되는 2차 시위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정비사업 등을 통한 7만5000가구의 공급이 예정대로 실현될 지 여부는 다소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