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작년매출 2조원대 초반 영업익 3276억 vs 973억 대조 오리온 원가율 54.9%에 불과 1+1행사 자제 정가판매 주효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지난해 비슷한 매출을 기록한 제과업계 라이벌 오리온과 롯데제과가 실속에서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두 회사 모두 2조원대 초반으로 엇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3배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제과와 오리온은 지난해 각각 2조923억원과 2조2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로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반면 영업이익에서는 973억원과 3276억원으로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매출은 700억원 적었던 오리온이 영업이익은 2300억원 이상 많았던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롯데제과가 4.6%, 오리온이 16.2%로 나타났다.
2018년에도 롯데제과가 영업이익률 3.8%를 기록하는 동안 오리온은 14.6%를 기록, 역시 2200억원 가까운 수익 차이를 냈다. 이에 업계에서는 롯데제과 대표이사 직을 겸임하고 있는 신동빈 회장이 최근 회의에서 오리온과 롯데제과의 영업이익을 비교하며 경영진을 질책했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다만 롯데제과와 오리온의 영업이익 격차를 롯데제과의 부진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롯데제과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6%로, 일반적인 제조업계 영업이익률 평균 수준이다. 실제 또다른 제과사인 해태제과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2.1%에 그쳤고 빙그레(5.2%), 크라운제과(6.8%)도 비슷한 이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4.6%, 2018년 3.8%를 기록한 롯데제과가 낮다기보다는 매년 10% 중반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오리온의 이익률이 이례적인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리온의 높은 영업이익률의 원천은 낮은 원가구조다. 제과업계에서는 통상 원가율을 60% 중반으로 유지한다. 실제 롯데제과, 해태제과, 크라운제과 등은 모두 원가율이 64~67% 구간에 있다. 반면 오리온의 지난해 매출원가율은 54.9%로 매출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오리온이 경쟁사 대비 1+1 등의 행사를 최소화하는 '정가 판매 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한다.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진행하는 +1 행사의 경우 증정상품이 매출로 잡히지 않아 자연스럽게 원가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글로벌 통합관리·재고관리 시스템을 발빠르게 구축한 것도 낮은 원가율을 유지할 수 있는 요인이다.
오리온은 지난 2017년 한국 법인 내 연구소와 품질?안전센터, AGRO부문, ENG 부문 등 관련 부서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법인에 대한 총괄 관리 기능을 강화했다. 또한 POS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 반품율을 크게 낮췄다는 설명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제품 회전률에 맞춰 생산량을 조절하고 재고를 최소화해 매출과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효율 중심의 경영 활동을 통해 최고의 원재료를 사용하면서도 원가율을 낮출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