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재정분권 필수적"
지난 30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줄이고 경찰과의 수직적 관계를 수평적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권력기관 개혁안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지난 30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줄이고 경찰과의 수직적 관계를 수평적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권력기관 개혁안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경찰의 권력 분산을 위해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재원 확보 방안이 미흡해 지자체 부담만 가중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자체의 재정 여건에 따라 치안 서비스의 질도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자치경찰제 시행에 앞서 '재정분권'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3일 당정청이 발표한 권력기관 개혁 후속 과제를 보면, 경찰 개혁은 광역 단위 자치경찰제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자치경찰은 각 시·도지사 산하에 신설되는 자치경찰위원회의 지휘·감독을 받게 된다. 시·도자치경찰위는 총 7명으로 구성되며, 자치경찰 사무는 관할 지역 생활안전, 여성·아동·노약자, 교통, 지역행사 경비 등이다.

재원 확보 방안은 일단 시범 단계에선 국가가 비용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세종·제주 등 5개 이상 시·도에서 우선 실시된다. 자치경찰제가 전국에서 전면 시행되는 2022년에는 국가경찰의 36%에 해당하는 4만3000명이 자치경찰로 이동한다. 정부는 추후 중장기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자치경찰제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지방분권을 구현한다는 게 목표다. 결국 자치경찰제는 실질적 지방분권을 위한 재정분권과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오승규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무원 조직 운영에 대한 재정은 경직될 수밖에 없고, 경찰 서비스는 일정수준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을 깎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도입 초기에는 국비 지원을 원칙으로 하나, 점차 지자체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가와 지자체 간 재정분담 원칙을 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연구위원은 "지방세 감면율 축소로 세수를 확보하고, 경찰 활동과 관련성이 높은 과태료와 범칙금을 자치경찰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보통교부세 비율을 높이고 포괄 보조금을 확대하며 자치경찰교부세를 신설해 재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신설·확대되는 재원을 독립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자치경찰특별회계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올해 안에 '2단계 재정분권'을 완료해 자치경찰제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재정분권에 대한 최종안을 마련하는 과정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2단계 재정분권 태스크포스(TF)는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 조정, 중앙정부 사무 지방 이양 등을 논의 중이다. 당초 6월 중 최종안을 마련해 2021년에 시행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정부안 확정이 미뤄지면서 시행시기가 2022년으로 늦춰졌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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