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우리 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집을 나설 때 마스크를 꼭 챙기게 되었고 쇼핑도 직접 방문보다는 온라인으로 하는 경우가 늘었다.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인프라가 튼튼하고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덕분에 가능한 것들이었다. 확진자의 동선을 쉽게 파악하고, 재난 지원금도 동사무소를 방문하지 않고 쉽게 받아서 사용할 수 있으며, 학교에 가지 않고 수업에 참여하고, 대면 회의 대신 화상회의를 통해 회사생활이 가능한 것도 디지털 기술에 의한 혜택이다.
하지만 혜택을 모두가 공평하게 누리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초고속인터넷에 가입하지 못했거나 노트북을 갖지 못한 분들에게 어려움이 있었고 온라인 결제나 키오스크 사용이 어려워 당황해하는 어르신들도 많으셨다. 재택근무가 어려운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더 많은 위험을 감내하고 직장을 다니실 수밖에 없다.일상생활의 불편함도 불편함이지만 디지털 기술에 접근할 기회와 이를 활용하는 능력의 차이가 자칫 더 큰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개개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전략 수립과 예산투입이 절실하다. 지난 7월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위기는 곧 불평등 심화라는 공식을 깨겠다"라고 하면서 코로나 위기를 오히려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불평등을 줄이는 계기로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정부부터 앞장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람 중심의 디지털 경제,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디지털 포용을 힘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디지털 기술이 일상화되는 사회에서 모두가 그 혜택을 같이 누리기 위해서 정부는 지난 6월, 소외 없는 디지털 세상의 밑그림으로 '디지털 포용 추진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누구나 디지털의 혜택을 누리게 한다는 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디지털 시민역량'을 키우기 위한 디지털 교육체계이다. 단순한 디지털 기술활용 능력을 넘어 주체적인 시민으로서 사회적·정치적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까지도 포괄하는 개념으로 시의적절한 변화라고 생각된다. 기차표 예매, 온라인 쇼핑, 모바일 뱅킹과 같은 생활 밀착형 디지털 활용, 인터넷 사용예절, 사기 전화로 인한 피해나 인터넷 과의존, 개인정보 탈취 등을 대처한 예방 교육, 동영상 제작 등 정보공유와 참여에 필요한 역량이 여기에 모두 포함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도서관, 행정복지센터 등 집근처 생활 SOC의 공간을 활용하여 연간 1000개소의 '디지털 역량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계층별·수준별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언제나 찾아와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센터마다 강사 2명과 도우미 2명을 배치할 예정이다. 생활 SOC에 접근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 등을 위해서는 찾아가는 1:1 방문 교육도 연인원 4000명에서 1만명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온라인으로 자신의 디지털 역량 수준을 진단하고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온라인 교육플랫폼도 구축한다.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학교SW·AI교육과정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한다. 다만,
이러한 교육의 시행에는 시행착오를 용납할 수 있는 여유와 기다림이 필요하다. 교육과정의 개발, 평가 기준 마련, 성과 점검에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눈에 보이는 성과로 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을 강사로 활용하는 여유도 필요하다. 어르신들에게 눈높이 교육이 가능해서 어르신들의 반응도 꽤 좋다고 한다.
디지털 역량 강화에 교육만큼 필수적인 것은 누구나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환경일 것이다. 정부는 교육인프라의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현재 초중고의 디지털 인프라는 정보통신강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이다. 2022년까지 38만개 교실 전체에 고성능 와이파이를 100% 구축한다. 선생님들의 낡은 PC와 노트북도 20만대 교체하고 교육용 태블릿도 24만대 보급한다. 공공장소 4만여 곳에 공공와이파이를 신규로 설치하는 것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현재의 와이파이보다 월등히 빠른 WiFi6.0 기술을 활용하고 주파수 폭이 1.2GHz에 달하는 6GHz 대역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공공와이파이를 통해서도 가상현실, 증강현실까지 가능하게 될 것이다. 저소득층에게 필요한 스마트기기와 통신료 지원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 하는데 계획보다 더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우리 사회의 디지털 활용은 코로나19로 더 빨라지고 전면적으로 확대되어 큰 발전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의 활용이 자칫 사회적 불평등 확대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 디지털 뉴딜로 본격화되는 전 국민 디지털 역량 강화교육과 인터넷이용환경 개선사업이 디지털의 혜택을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