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보다 13포인트나 급등한 125를 기록했다. 상승 폭은 2018년 9월, 2020년 6월 이후 가장 컸다. 지수 자체로 보면 사상 최고였던 2018년 9월 이후 역대 두 번째다. 반면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2.4포인트 오른 것에 그쳤다. 주택가격전망지수만 급등세다. 주택가격전망지수의 기준치는 100이다. 1년 뒤에 주택 가격이 지금보다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으면 100보다 커지고, 안정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으면 100보다 작아진다. 이번달 지수가 125가 나온 것은 집값이 오를 것이란 응답이 매우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강력한 대책을 쏟아내고 있건만 국민들 사이에선 '부동산 불패' 믿음이 굳건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국민들은 앞으로도 집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과거에도 종부세 인상 등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집값 상승 심리는 꺾이지 않고 오히려 더 커졌다는 것을 국민들은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갭투자 방지책이 나왔고 종부세·양도세율 인상이 추진되고 있지만 집값 전망은 꺾일 줄 모른다. 실제로 서울의 소형 아파트 평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4억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방 1~2개에 주방과 거실 정도만 있는 전용면적 40㎡ 미만의 아파트까지 치솟고 있다.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뛰는 격이다. 여기에 '전세대란'까지 우려된다. 집없는 서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들의 집값 상승 기대심리를 최고조로 올리는 요인 중 하나는 '공급 부족'이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이를 못 따라가니 국민들은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는 것이다. 따라서 부동산 대책은 규제 일변도로 가서는 안 된다. 일시적으로 집값을 누를 수 있을지 모르나 근본해법이 절대 못 된다. 재개발·재건축을 늘리고 층고와 용적률 규제를 완화하면 아파트 공급은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번 조사결과는 공급을 확대하라는 시그널이 분명하다. 정부가 마련 중인 공급대책에는 이런 시장의 사정이 반영돼야 한다. 파격적이고 확실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집값이 오를 거라는 국민들 생각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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