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나라:연' 구글플레이 매출 2위 등극 시장독주 엔씨 '리니지 형제' 아성 무너뜨려 'V4·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등도 흥행 성공 이정헌 대표, 선택과 집중 전략 '초격차' 견인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이미지. 홈페이지 캡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이미지. 홈페이지 캡처
바람의나라:연 이미지. 넥슨 제공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넥슨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해 말부터 선보인 모바일 게임들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며 PC온라인 게임 시장의 강자에서 한 층 더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넥슨의 이 같은 기세는 지난 3년간 꿈쩍 않던 모바일게임 시장 지형의 판도까지 바꾸고 있다. 넥슨이 이달 선보인 '바람의 나라:연'은 모바일 게임 시장의 독주 체제를 구가하던 '리니지 형제'의 균열을 초래하며 지각변동을 가져오고 있다.
특히 넥슨이 다음 달 '던전앤파이터'의 모바일 게임 출시까지 예고하면서 이 같은 기세는 멈추지 않고 계속될 전망이다. 원작인 PC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가 지금도 중국에서 연간 1조원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는 만큼, 중국 시장에서 또 다른 흥행 성적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넥슨이 강조해 온 '선택과 집중' 전략이 올초 이정헌 대표가 내세운 '초격차'를 견인하며 모바일 시장에서도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정식 출시된 '바람의나라:연'은 구글플레이 매출 2위에 오르며 넥슨 최장수 IP(지식재산권) 다운 저력을 과시했다. 출시한 지 1주일 만에 이뤄낸 성과다. 지난 27일 기준으로는 다운로드 연 260만 건을 넘어섰으며, 출시 직후부터 애플 앱스토어와 원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놓치고 있지 않다. 그동안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순위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형제가 독식해왔다. '리니지M'은 2017년 6월 이후 2년 5개월이 넘도록 정상의 자리를 유지했다. 2위 자리도 지난해 11월 출시된 '리니지2M'이 독차지하는 형국이었지만 리니지형제의 불패신화는 '바람의나라:연'이 깬 것이다.
넥슨이 지난 1996년 개발한 '바람의나라:연'은 국내 최장수 PC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MMORPG) 게임이다. 원작 특유의 조작감과 전투의 묘미를 모바일로 구현하고, 직업별 특색을 활용한 그룹 사냥(파티 플레이)과 오픈채팅방, 단체채팅방 등 커뮤니티적인 요소를 앞세운 것이 특징이다.
넥슨의 이 같은 복고풍 전략은 앞서 선보인 모바일 게임을 통해서도 증명되고 있다. 넥슨은 작년 말 출시한 'V4'를 시작으로 지난 5월 출시한 인기 IP '카트라이더'의 재미를 모바일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제작한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6월 출시한 'FIFA 모바일'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성과를 거두며 모바일게임 부문의 경쟁력을 확대해왔다.
지난해 11월 출시해 신규 오리지널 IP로는 이례적으로 구글 플레이 매출 상위권에 안착한 모바일 게임 'V4'는 다섯 개 서버 이용자들이 동시에 전투를 치르는 '인터 서버 월드'부터 '월드보스 레이드', 모바일 계정 연동으로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한 'PC 버전'까지 모바일 환경의 제약을 뛰어넘기 위한 혁신을 거듭하며 안정적인 라이브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12일 선보인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지역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서비스 두 달여 만에 누적 이용자 수 1500만 명을 달성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도 넥슨이 지난 2004년 PC게임으로 출시한 카트라이더의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국내에서는 양대 마켓 매출 순위 10위권 내에 안착하며 모바일에서도 국민게임으로의 명성을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넥슨의 또 다른 효자 게임으로 꼽히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다음 달 12일 중국 출시를 앞둔 만큼, 기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원작 온라인 '테일즈위버'의 탄탄한 이야기와 핵심 콘텐츠를 앞세운 '테일즈위버M', 판타지 세계에서 캠프파이어, 채집, 아르바이트, 사냥, 연주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마비노기 모바일' 등 넥슨의 내로라하는 IP들이 모바일게임으로 재탄생을 앞두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앞으로도 넥슨 모바일게임의 행보가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넥슨 표 모바일게임 흥행 성공으로 이정헌 대표가 연초부터 강조한 초격차가 현실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대규모 조직개편 이후 자체 내부평가를 통해 성공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에 더욱 힘을 실었고, 그 결과 최근 출시된 게임들이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모바일 게임의 성공은 넥슨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통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바람의나라:연'의 흥행이 지속된다면 다양한 게임이 뒤를 받치고 있는 넥슨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그동안의 열세를 만회하고 역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