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인구동향'에서 혼인 건수가 통계 집계 이래 같은 달 기준 역대 최소인 1만8145건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물론 내년 이후에도 인구 자연 감소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출생아 수는 결국 혼인 건수에 비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도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 혼인 건수를 월 단위로 보면 1년 전과 비교해 2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감소했다. 1월 1만9823건으로 전년 대비 7.0% 줄었다가, 2월 들어서는 1만9104건으로 5.0% 늘었다. 지난해 2월(1만8199건) 4.3% 줄어든 것에 비하면 올해 상황이 나아진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린 데다, 대구를 비롯한 지역사회로까지 전염되면서 3월 혼인 건수(1만9359건)는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특히 감염 차단을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3월 중순 이후부터 시행되자 4월(1만5670건)과 5월(1만8145건) 혼인 건수는 전년 대비 각각 -21.8%, -21.3%를 기록, 월 단위로는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5월까지 누적 혼인 건수는 9만2101건으로 지난해보다 9.8% 감소했다. 3월까지(5만8286건)는 1.3%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4월(7만3969건)부터 혼인이 급격히 줄며 감소 폭도 크게 늘었다.
코로나19가 가장 심하게 할퀴고 간 대구와 경북 지역의 혼인 감소세도 두드러졌다. 5월까지 대구는 총 3620건(-15.9%), 경북은 3829건(-18.7%) 혼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평균의 배가 넘는 수치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결혼식이 연기되거나 취소된 게 일부 영향을 미쳤다"며 "혼인신고 일수도 지난해보다 이틀이나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주 혼인 층인 30대 여성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며 "추세적으로 혼인 건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쳤다"고 부연했다. 당장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앞지르는 인구 자연감소 현상은 7개월째 이어지며 역대 최장 기록을 매월 갈아치우고 있다. 5월 출생아 수는 2만3001명으로 전년 대비 2359명(-9.3%) 줄었다. 이에 따라 누적 출생아 수(12만470명) 감소율(-10.6%)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7.4%)보다 더 심각해졌다. 물론 사망자 수(2만4353명)도 397명(-1.6%) 줄었으나, 지난해 5월 사망자 수 증가율(3.1%)이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올해 누적 사망자 수(12만8750명)는 지난해보다 3.9% 늘어난 상태다. 김 과장은 "지금과 같은 추세대로라면 연간 단위로 인구 자연감소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