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약땐 약정 20분의1 초과못해 임차인 계약갱신청구권 1회 인정 임대인 실거주땐 계약거절 조항도 시장 불안감에 단기 급등 현실화
'임대차 3법'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29일 서울 송파구의 한 상가 부동산중개업소 매물 정보란이 비어있다. 연합뉴스
전·월세 시장에 휘몰아칠 태풍인 '임대차 3법(전·월세 상한제, 전·월세 신고제, 계약갱신청구권)'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늦어도 다음 달 4일 예정돼 있는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임대차 3법을 모두 처리할 생각이다.
임대차 3법은 급격한 전·월세 인상을 막고, 안정적인 계약기간을 보장하는 등 서민주거안정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감과 단기적인 전·월세 급등 불가피, 과도한 임대인 재산권 침해 등의 우려를 동시에 받는 양면성을 지닌 법안이다. 임대차 3법을 밀어붙이고 있는 민주당은 서둘러 법안을 처리해야 부동산 시장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미래통합당은 오히려 법안이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을 높일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상임위를 통과한 임대차 3법의 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크게 전·월세 인상 폭을 기존 임대료의 5% 내로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와 임차인의 계약갱신 청구권을 1회 인정해주는 '2+2 계약갱신청구권'이 포함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과 전·월세 시세와 계약기간 등의 정보를 공개하는 '전·월세 신고제'가 담긴 부동산 거래신고법 개정안 등 2개 법안이다.
29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그동안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했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6건을 대안 반영한 법안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전·월세 상한제는 임대차 계약을 다시 맺는 경우 증액 청구는 약정한 금액의 20분의 1(5%)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했다. 다만 광역단체장은 지역 부동산 시장을 고려해 증액 상한을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임대인의 무리한 전·월세 인상요구를 방지해 전·월세 시장의 안정화를 꾀한다는 목적이다. 그러나 임대차 3법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전·월세 등 임대차 시장에 급격한 인상조짐이 나타나는 등 단기적 부작용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임차인이 1회에 한해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계약존속 기간이 2년인 것을 감안하면 2+2, 최대 4년을 보장받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과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에는 2+2 외에도 2+2+2 또는 3+3 등 학제와 연계해 최대 6년을 보장하거나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을 무한 보장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으나 2+2, 최대 4년으로 정리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현재 임대차 거주기간을 조사한 결과 평균 3~3.2년이라는 점을 고려해 2+2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단, 임차인이 월세 등을 2기(2개월) 이상 연체하거나,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계약을 맺은 경우, 임대인과 임차인이 합의해 상당한 보상을 한 경우,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없이 전대한 경우, 임차인의 중과실로 주택이 파손되거나 멸실된 경우, 임대인(직계존속비속 포함)이 실제 거주목적으로 주택을 사용할 경우 등은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도록 예외조항을 뒀다.
특히 대안 법안은 부칙으로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요구권 규정을 현재 시행 중인 임대차에도 적용하도록 부진정 소급 규정을 뒀다. 법이 시행되면 기존에 맺은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지 않았다면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적용받게 되는 것이다.
임대차 3법 가운데 가장 먼저 상임위를 통과한 전·월세 신고제는 계약 당사자들이 임대차 계약 내용을 관할 기초자치단체에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전·월세 시세와 계약기간 등의 정보를 공개해 시세비교 등이 가능하도록 정보를 제공한다는 차원이다.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내년 6월부터 시행된다. 원래 박상혁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원안에는 전·월세 신고제를 공포 즉시 시행하도록 했으나 국토교통부가 임대차 신고 관리 및 데이터베이스 검증 등 시스템 구축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요청해 내년 6월로 미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