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노골적인 배제 속 성과 코로나19로 전기車 수요 줄자 보조금 지급 2년 연장 희소식 韓기업 '배터리 코리아' 전선 구축
[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한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에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며 경제보복을 가해온 중국에서 'K-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기술력을 앞세워 중국의 보호무역 주의를 정면으로 돌파하며 '배터리 코리아'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의 배터리가 적용된 전기차가 중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중국 정부가 노골적으로 펼쳐왔던 한국산 배터리 차별 정책을 뛰어넘어 중국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성과다. 보호무역을 돌파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기술력'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2016년 우리나라 정부가 사드 배치를 공식화하자 중국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을 중단하는 등의 경제보복을 가해왔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 역시 경제보복을 피해갈 수 없었다. 중국 정부가 한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전면 중단한 것이다.
중국 정부가 지급했던 보조금은 최대 1000만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금 액수가 크다보니, 한국산 배터리 탑재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배제는 사실상 한국 업체의 배터리를 사용하지 말라는 뜻과 같았다.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중국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말 중국 정부가 발표한 '2019년 제11차 신재생에너지차 보급응용 추천 목록'에 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이 발표됐다.
테슬라모터스가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하는 중형 세단 '모델3'와 독일 다임러와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의 합작사 베이징벤츠오토모티브(BBAC)가 생산하는 중형세단 E클래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이 그 대상이다. 모델3 일부에는 LG화학의 배터리가, E클래스에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이 적용됐다. 이 목록에 포함된 전기차 등은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뒤이어 베이징차그룹 아크폭스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 '마크5', 충칭진캉 SUV 전기차 모델 '세레스 SF5'도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목록에 올랐다. 마크5에는 SK이노베이션이, 세레스 SF5에는 삼성SDI가 각각 배터리를 공급한다. 또한 이달 말 출시될 예정인 아크폭스 '알파-T(αT)'에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업체들은 중국의 보호무역 굴기를 뛰어넘기 위해 중국 자동차업체들과 합작해 공장을 건설하거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LG화학의 경우 지난해 중국 난징 전기차 배터리 1공장과 소형 배터리 공장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한 중국 지리자동차와 합작해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합작법인에서 생산하는 배터리는 2022년부터 지리차와 자회사의 중국 출시 전기차에 공급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자동차와 합작 중국 창저우에 공장을 지었다. 지난해 4분기 완공된 창저우 공장은 올 2분기 양산을 개시했다. 삼성SDI 또한 중국 시안 공장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당초 오는 12월31일 이후로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보조금 축소로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들고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까지 맞물려 중국 전기차 시장이 휘청이자 중국 정부는 보조금 지급을 2년 유예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가 국내 배터리에 문을 연 상황에서 보조금 지급 기간을 유예하기로 한 만큼,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중국 진출이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중국 정부가 국내 배터리업체에 문을 닫은 3여년간 CATL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도 경쟁력 확보에 나선 점은 국내 업체로선 부담이다. 일례로 LG화학과 전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두고 겨루고 있는 CATL은 테슬라·GM·혼다 등 완성차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인만큼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결국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기술력 향상에 집중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