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개가 병아리 채가려다 못 낚아채고

병아리들이 박꽃 핀 울타리에서 시끄럽네

젊은 아낙 광주리 이고 개울 건너려 하고

벌거벗은 아이와 누렁이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라 가네



조선 후기 실학자 박지원(朴趾源 1737~1805)의 칠언율시 중 후구다. 실용을 추구한 북학파(北學派)의 영수답게 한 여름 들녘 서민의 삶을 사실적이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런 시가 나오려면 실제로 체험을 하거나 서민과 부대끼며 살아야 한다. 관념에 찌든 책상머리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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