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HCN의 새주인으로 KT스카이라이프가 유력하다는 관측 속에, 당초 지난 23~24일 공시 예정이었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번주로 늦춰졌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의 새 주인으로 내정됐다는 분위기에서, 돌연 큰 변수가 발생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HCN 인수전에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스카이라이프 등 통신 업계 3사가 모두 뛰어들었으나, SK텔레콤과 KT스카이라이프 간에 치열한 2파전으로 조기에 압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HCN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가 이번주로 미뤄지면서 통신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지연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SK텔레콤과 KT스카이라이프가 세부 인수 조건을 놓고 엎치락뒤치락 막판 물밑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한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지면 매각협상의 주도권이 현대HCN에서 상대 회사에 넘어가는 만큼, 잠시 숨고르기에 돌입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대HCN 대주주인 현대백화점 그룹은 당초 매각가로 6000억 원 안팎을 책정한 것으로 전해져왔다. 제안서를 낸 통신 3사 중 KT스카이라이프만이 약 6000억원을 제시해 초반부터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SK텔레콤은 비용 측면보다는 다른 카드를 제시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SK텔레콤은 티브로드 인수 당시, 주식교환 방식으로 M&A(기업인수 및 합병)을 성공시킨 바 있다. 특히 당초 우선협상 대상자 발표시점이 늦춰지면서, 현대HCN 모기업인 현대백화점그룹과 SK그룹 간에 또 다른 비즈니스가 모색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위성방송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이탈하면서, 현대HCN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고 ARPU(가입자당 평균단가)를 가진 수도권 알짜 가입자를 유치해야 한다는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알짜매물인 현대HCN이 경쟁사인 KT스카이라이프로 넘어가, KT그룹(KT+KT스카이라이프)이 유료방송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굳히는 것을 저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SK텔레콤 내부에서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KT는 물론 LG유플러스에도 뒤쳐 3위로 추락한 사실 자체가 부담스러운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