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경제 아킬레스건은 부동산이었다.

미래통합당 등 야당은 23일 국회에서 진행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22번의 부동산 정책이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고 집중사격했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부동산 가격 급등을 막지 못한 책임을 인정하면서 추가 대책을 약속했다.

야당은 또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제시한 행정수도 완성론에도 부동산 실패를 덮는 국면전환용으로 활용하려 한다고 딴지를 걸었다.

◇22번의 부동산대책으로 모자라나=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부동산 가격 급등에 사과를 표명했다. 정 총리는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윤후덕 민주당 의원이 "국민들이 느끼는 부동산 불안감이 크다. 총리가 정부 대표로서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부동산 문제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정부 대표인 총리로서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김 장관 역시 윤영석 통합당 의원이 "주택가격 폭등과 부동산의 양극화를 만들고 있는 것에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질책하자 "집값이 올라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 것은 죄송스럽다"고 했다. 6·17 부동산 대책과 7·10 추가대책 등 정부의 연이은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의 오름세가 진정되지 않자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통합당은 문재인 정부가 집권 3년 동안 22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도 부동산 안정화에 실패했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서병수 통합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 14배 이상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중위매매 가격 기준으로) KB국민은행의 수치를 보면 52.7% 감정원 57.6% 폭등했다"고 수치를 부각했다. 윤 의원은 "서울의 주택보급률이 95.9%에 불과하고, 인구 1000명당 주택 숫자가 370~380채로 일본에 비해 100채가량 적다. 보통 선진국은 주택보급률이 110% 이상 돼야 안정하다고 평가한다"면서 "정부가 초창기부터 주택공급이 충분하다고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사태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은 "중위매매가격 기준을 국가 전체의 통계로 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현재까지 공급물량은 과거에 비해 적지 않다. 2021년은 2014~2015년 인·허가 물량이 적어 한시적으로 공급이 줄어들지만,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인·허가, 착공, 입주물량은 이전과 비교해 많게는 70%, 적게는 20% 가량 늘었다"고 반박했다. 정 총리와 김 장관은 부동산 추가 대책으로 빠른 시일 내에 신혼부부와 청년층 등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하는 주택공급방안을 제시하고, 주택과 부동산 관련 투기수익을 환수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완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통합당은 김 장관을 겨냥해 공세수위를 더욱 높였다. 윤 의원은 정 총리에게 "22번의 부동산 대책이 실효성 없었다. 김 장관을 경질해야 하지 않느냐"며 채근했고, 김 장관에게도 직접 "부동산 폭등이 전혀 해결되지 않은 것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날 생각이 없느냐"고 압박했다. 정 총리는 "김 장관은 주택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이루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며 해임건의 요구를 거부했다.

◇'행정수도 이전'은 국면전환용?="왜 하필 지금이냐"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의 첫 번째 질의자로 나선 서병수 통합당 의원은 질의 내내 민주당이 행정수도 이전 화두를 꺼낸 의도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서 의원은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행정수도를 완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21대 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개인의 생각을 말하지는 않았을 텐데 로드맵이나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있느냐"고 물었다. 특히 서 의원은 "수도권 과밀화나 지방소멸의 문제는 하루 이틀 된 문제가 아니다. 왜 하필 지금 이 시점에, 문재인 정부가 2년도 남지 않은 이 시점에 왜 문제를 제기하느냐"라며 "(행정수도 이전에) 진정성이 있다면 정권 초기부터 진행했어야 하는데 2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 부동산 정책실패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등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시점에 왜 발표를 하느냐. 문재인 정권의 총체적 실패를 덮으려는 의도가 있다는 의구심이 든다"고 따졌다. 통합당은 민주당이 꺼낸 행정수도 이전론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야당 일각에서는 행정수도 이전 화두 자체에는 공감대를 표하기도 하지만, 민주당의 의도가 불순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대정부질문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행정수도 문제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으로 판결했다"며 "민주당은 수도권 집값 폭등과 인천 수돗물 유충,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 중앙지검 은폐사건이 겹치니까 이슈 전환용으로 느닷없이 행정수도 이전을 꺼냈다. 섣불리 논쟁에 가담해 민주당의 실정 이슈가 덮이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정 총리는 이와 관련 "당정청이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긴밀하게 의논한 바는 없다"고 했으나 "최근 수도권 인구 과밀화와, 세종시 비능률 문제점 등이 드러나고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여당이 추진하는 정책으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윤영석 통합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윤영석 통합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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