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행정수도 이전' 딜레마를 겪고 있다.

통합당의 공식 입장은 '반대'를 표방하고 있으나 당 내부에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개별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충청권에 지역구를 둔 통합당 의원들은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모양새다.

통합당 최다선 의원인 정진석 의원(5선)은 22일 행정수도 이전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의원은 충남 공주부여청양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정 의원은 다만 행정수도 이전의 전제조건으로 개헌을 들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2004년 노무현 정부가 행정수도 이전의 근거로 삼은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이 관습헌법에 위배된다며 위헌 결정을 했기 때문이다.

충북 충주 지역구 의원인 이종배 통합당 정책위의장도 행정수도 자체에는 긍정적이다. 이 정책위의장은 이날 수돗물 유충 사태 현장점검 차 인천 공촌정수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정성 있게 접근한다면 (행정수도 이전을) 같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여당이 부동산 여론 악화 국면 전환용으로 행정수도를 이용하거나 개헌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의도가 없다면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는 동참하겠다는 의미다.

중진들 사이에서도 행정수도 이전의 필요성이 공감대를 얻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당 초선 공부모임 '명불허전' 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서 통합당이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오 전 시장은 "행정수도 이전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방 살리기와 지역균형발전이다. 지방 도시들은 지금 저출산고령화 때문에 소멸하고 있는데, 상당히 심각하다"면서 "통합당이 (행정수도를)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행정수도 이전이 지방소멸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은 아니지만 국민적 관심사가 높은 문제이기 때문에 통합당이 깊이 있게 검토했으면 한다"고 했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도 이날 자신의 SNS에 "통합당이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론을 왜 반대로 일관하고 일축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국면 전환용이라는 이유로 일축하고 있다면 결국 손해 보는 쪽은 통합당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통합당은 여전히 '행정수도 이전' 반대를 표방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행정수도 이전을 검토하자는 당내 의견에 "당의 공식적인 견해가 아니다. 그들의 개인적인 이해관계에서 얘기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20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행정수도 이전을 다시 화두로 꺼내자 "헌법재판소에 의해 이미 위헌 판결이 났다"며 "이제 와서 헌재 판결을 뒤집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동참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통합당 공식 논평에서도 반대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신행정수도 특별법'은 2004년 헌재로부터 위헌 결정을 받은 사안"이라며 "개헌이 필요한 국가적 아젠다를 논의와 국민적 동의 없이 던지고 보는 여당의 무책임에 세종시 땅값만 들썩이고 대전, 청주 주민들까지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배 대변인은 "느닷없이 수도 이전 문제를 꺼내 또 다시 문재인 정권 특기인 '아니면 말고'식 여론몰이를 하는 것"이라며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자유시장 경제를 뒤흔든 정책들에 대한 수습부터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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