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사모펀드 전담 검사조직이 첫 발을 뗐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국내 설정된 사모펀드 수만 1만여개에 달하는 데다 3년 장기과제인 만큼 점검에 필요한 체크리스크를 충분히 실효성있게 확보하지 못하면 추진력을 잃을 수 있다. 부실위험이 감지되는 사례에 대비한 사후 관리감독도 관건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사모펀드 전담 검사조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체크리스트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김정태 전수조사 태스크포스(TF) 단장은 "그간 자산운용감독국과 자산운용검사국을 중심으로 진행해 온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며 "이제 막 팀원이 꾸려졌다. 통상의 검사 항목 외에 추가적인 항목과 우선순위, 부실사태 시 대처 방안 등을 놓고 가장 잘 할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사모펀드에 대한 전수점검과 사모운용사에 대한 현장검사를 투트랙으로 진행해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데 집중키로 했다. 전수점검은 자산운용업계의 자정노력 유도 차원에서 판매사와 운용사, 수탁사, 사무관리회사 등 4개 주체가 공동참여하는 방식으로 오는 9월 말까지 진행한다.

박봉호 금감원 자산운용감독국장은 "전수점검 등의 과정에서 추가적인 보완사항이 있을 경우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앞서 4월27일 마련한 사모펀드 제도개선 방안을 보완하는 작업도 병행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수조사단의 첫 조사 대상은 금감원이 올해 초 부실 징후를 파악해 서면검사를 실시한 4개 운용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단기 급성장한 펀드들을 우선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 사태 이후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자산운용사 52개사, 펀드 1786개에 대해 실태 점검을 했다. 이 결과 10곳의 운용사를 집중 모니터링 대상으로 선정하고 이 가운데 5곳에 대해서는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별도의 서면검사를 진행했다. 이 중 한 곳이 최근 5000억원대 환매 중단 사태를 낸 옵티머스자산운용이다. 금감원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는 투자규약과는 전혀 다른 사모사채 등을 사들인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문제가 발생한 사모운용사의 보유자산과 실제 수탁사가 맡은 자산이 동일한 자산인지를 파악하는 작업도 중요한 부분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산의 부실가능성 여부와 해외자산일 경우 가격평가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등을 살피는 것 등이 우선될 것"이라며 "일차적으로 걸러 실사를 진행해야 점검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로는 각개격파 방식에 초점을 맞추는 점검 전략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이미 위험자산 평가기능을 갖춘 예탁결제원의 ICT(정보통신기술)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도 검토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예탁결제원(DTCC)의 경우 사모펀드가 담은 자산에 대한 투명성 여부와 가격정보, 위험정보 등을 판매사나 가입자에 한해 공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예탁원 관계자는 "비교적 ICT 기반이 충분히 갖춰진 상태여서 금융당국이나 시장참여자들의 공감대만 형성되면 당장도 가능하다"며 "사모펀드 시장의 건전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내부에서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사단은 자산운용감독국과 자산운용검사국 등에서 총괄부국장을 지낸 김정태 단장을 필두로 금감원 내부 인력 18명, 예금보험공사(6명), 예탁결제원(3명), 한국증권금융(3명) 등 총 30명으로 꾸려졌다. 파견 인력은 실제 검사 현장 투입 전까지 일정 기간 교육과정을 거치게 된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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