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둔화한 고용이 질적으로도 나빠졌다는 데 궤를 같이했다. 시장 상황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민간이 아닌 정부가 고용의 주체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조만간 경기가 개선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적다 보니 정상적인 채용을 꺼리는 경향이 시중에 많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양상은 주 52시간 근무제나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민간의 부담을 줄이지 않는 한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실제 내년도 최저임금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경영계의 동결·삭감 요구에도 불구하고 올해보다 130원(1.5%) 오른 8720원으로 결정됐다.
양 교수는 "경기가 풀릴지는 내년까지 가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상황"이라며 "그때까지는 고용 전반의 어려움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근래 불거진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정규직화 논란 등을 들어 "민간은 민간대로 경기가 나빠 고용이 힘든데, 공공부문도 무리한 정규직 채용 탓에 내년부터는 채용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현재 전체 취업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정부가 만들어준 일자리로 인해 늘어나고 있는 부분"이라며 "일자리는 늘어나는데 36시간 미만 일자리가 늘어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민간처럼) 질 높은 일자리를 만들 수는 없는 게 현실"이라며 "결국 파트 타임 일자리에 불과하다. 이러한 일자리가 늘어나다 보니 60대 이상 취업자 수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고용 통계를 보면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대폭 늘고,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줄어든 상황"이라며 "고용의 양보다도 고용의 질 측면이 크게 저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주당 '36시간 미만 취업자' 수는 697만3000명으로 지난해 2분기 말 491만9000명에 비해 200만명 넘게 늘어난 상태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과 비교하면 300만명 넘게 증가했다.
김 교수는 "36시간 미만 취업자 증가세만 놓고 보면 고용의 질 저하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며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취업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처해 있는 환경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