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나온 '집값 발언'의 여진이 크다. 정부의 연이은 고강도 대책 뒤에 야당도 아닌 여당 의원이 '집값 안 떨어진다'고 했으니 후폭풍이 일만 하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집값 발언' 논란은 얼마 전 있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의 '똘똘한 강남 한채' 논란과 닮아 있다.
지난 2일 노 실장은 당시 보유하고 있던 강남집과 청주집 중에 강남집은 놔두고 청주에 있는 집만 팔겠다고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청와대에서도 강남 집값이 오를 걸로 보고 강남 집은 팔지 않는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경실련에 따르면 올해 재산을 신고한 청와대 고위공직자 가운데 서울·수도권을 포함해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사람이 18명이나 된다고 한다. 민정수석, 경제수석, 시민사회수석이라는 분들은 적게는 2억원, 많게는 11억원 넘게 재산이 증가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청와대뿐만 아니다. 외교부장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장관들 5명이 다주택자라고 한다. 대통령은 지난 2일, 참모들에게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정부의 21대 국회 최우선 입법 과제로 처리하도록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9억원 이상 집 한 채만 갖고 있어도 종부세 부담이 강화될 우려가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검토보고서를 보면, 2014년 종부세 대상 인원이 19만 4700명, 세액은 약 2300억원에 불과했는데, 4년 만인 2018년도에는 세금 내야 하는 대상이 약 40만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세액도 4400억원을 넘겼다. 지역별로 서울 거주 납세인원은 22만 1196명으로 전체대비 56.2%, 결정세액은 2755억원으로 전체대비 62.2%를 차지했다.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거주 납세인원이 31만 5879명으로 전체의 80.3%, 결정세액은 80.7%를 차지했다. 필자가 현 정부의 종부세 정책이 서울과 수도권 지역 주민들에게 부과하는 징벌적 과세 성격을 갖고 있다고 보는 근거다.
사유재산제도를 근간으로 한 시장경제체제의 대한민국에서 이 정부처럼 특정지역 소수에게 징벌적 과세를 하는 행위가 과연 대한민국 전체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오직 세금을 뽑아내고 강남과 비강남, 서울과 비서울 등으로 나눠 갈라치기를 해서 사회적·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목적인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집값은 정부가 올렸지 국민이 올렸는가?
경실련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현 정부 3년 동안 서울 아파트 중위값(중간값)은 한 채당 3억1400만원(지난 정권 대비 52%) 폭등했다고 한다. 박근혜 정부(2013년 2월∼2017년 3월) 시절에 1억3400만원 상승했고, 이명박 정부(2008년 12월~2013년 2월) 때는 오히려 1500만원 하락했다. 경실련은 KB주택가격동향과 한국은행, 통계청 발표자료를 바탕으로 서울 아파트 중위값이 현 정부 들어 급격히 상승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청와대 사람들과 이 정부 내각에 있는 고위층과는 달리 필자의 지역구 강남에는 집값이 오르거나 떨어지거나 상관없이 그저 강남이 고향이고, 서울에서 나고 자랐기에 옛 이웃과 함께 살아가고자 할 뿐 투기와는 상관없는 1세대 1주택자들이 많이 살고있다. 하나 밖에 없는 집을 팔기 전에는 이분들에게 집값 상승은 미실현 이익일 뿐이다. 이 분들에게 종부세 고액의 세금을 때려서 쫓아내는 것이 약탈적 국가의 행태가 아니고 무엇인가?
필자는 국회 개원 후 1호 법안으로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1세대 1주택자는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게 골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미 재산세 등 세금을 부담하고 있는 1세대 1주택 실소유자의 조세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1호 법안에 이어 종부세법 2호 법안도 발의했다. 주택 종부세 부과 기준을 현행 6억원(1세대 1주택자의 경우 9억원)에서 9억원(1세대 1주택자의 경우 12억원)으로 상향조정해서 납세자의 세부담을 경감하고, 대통령령으로 되어 있는 현행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법률에 담아 법적 안정성 및 국민의 예측가능성을 담보하도록 노력했다.
필자는 중장기적으로 종부세는 폐지해서 재산세에 통합하고, 영국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 조정 수단으로 종부세보다는 취득세나 양도소득세 등을 통해서 정책을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다 종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말에 수긍할 국민은 많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