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이 정부·여당의 그린벨트 해제 검토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정 총리는 19일 KBS 1TV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그린벨트는 한번 훼손되면 복원되지 않는다. 이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옳다"고 했다.
정부·여당이 최근 주택공급 확대방안 중 하나로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하기로 하자 신중론을 들고 나온 것이다. 정 총리는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쪽으로 정리되기보다는 의논하는 과제로 삼기로 했다는 의미"라며 "일단 그린벨트 문제까지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검토하기로 당정 간에 결정했다는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현재 정부·여당은 그린벨트 해제를 포함해 주택공급을 최대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나 서울시가 그린벨트 해제를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어 난관에 부딪혔다. 정부는 국토교통부 장관 직권으로 그린벨트 해제가 가능한지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장관 직권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것은) 법적으로 가능할지 모르지만, 정부가 그렇게 정책을 해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중앙정부가 혼자 결정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당, 지자체와도 협의해야 한다. 지자체와도 원팀이 돼서 협의하고 의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 역시 그린벨트 해제에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추 장관은 지난 18일 자신의 SNS에 "국가의 한정된 자원인 땅에 더이상 돈이 몰리게 해서는 국가의 비전도 경쟁력도 다 놓칠 것"이라며 "그린벨트를 풀어 서울과 수도권에 전국의 돈이 몰리는 투기판으로 가게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집값이 잡히지 않는) 근본원인은 금융과 부동산이 한몸이기 때문"이라며 "박정희 개발독재시대 이래로 서울 한강변과 강남 택지개발을 하면서 부패권력과 재벌이 유착해 땅장사를 하고 금융권을 끌여 들였다. 금융과 부동산은 뗄래야 뗄수 없는 기형적 경제체제를 만들어왔다"고 했다. 추 장관은 이어 "이제부터라도 금융의 부동산 지배를 막아야 한다"며 "금융과 부동산을 분리를 하는 21세기 '금부분리 정책'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 역시 그린벨트 해제는 서울시와 같은 입장을 보였다. 이 지사는 그린벨트를 해제할 경우 오히려 분양광풍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분양가 상한제에서 그린벨트 해제지역에 주택을 공급할 경우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아 분양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고 계산한 것이다. 이 지사는 그린벨트 해제 대신 도심 재개발 또는 도심 용적률 상향조정, 경기도 일원 신규택지 개발 등으로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부동산 정책에 엇갈린 의견이 나오자 부동산 정책의 불안을 더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추 장관의 경우 법무부 장관의 신분으로 부동산 정책에 개입하는 것은 과하다는 문제제기도 있다. 배준영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19일 논평을 내고 "추 장관이 뜬금없이 부동산 논쟁에 끼어들었다. 추 장관이 왜 업무 밖인 부동산 대책까지 나서고 있는지 모두가 의아하다"면서 "지금 다른 곳에 한눈 팔 때가 아니라 총체적 난국에 빠진 집안일부터 챙겨야 할 때다. 내년 지방선거에 (서울시장으로서) 출마의사가 있다면 괜히 변죽을 울리지 말고 거취 표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추 장관이 부동산 정책에 적극 나서는 이유를 내년 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에 뜻을 뒀기 때문이라고 넘겨짚은 것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그린벨트 문제는 모든 대안을 놓고 검토를 해보자는 것이지 아직 결론은 내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지켜봐야할 부분"이라면서 "(그린벨트 해제) 효과나 여러 비용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