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심화영 기자] 정부가 T커머스(상품판매형데이터방송)에 대해 '생방송' 허용을 검토할 조짐이 보이자 TV홈쇼핑 업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정부는 T커머스에 올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간 생방송을 월 1회씩 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24일 T커머스 최고경영자들을 소집해 생방송에 대한 중장기적인 허용 여부를 논의하는 업계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T커머스의 생방송 허용 등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TV홈쇼핑 업계는 '관련 법률, 법령의 개정 등 정책 판단을 달리할 근거가 없음에도 생방송을 허용한다면 부당한 결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현행 방송법상 TV홈쇼핑과 T커머스는 각각 별도의 정부 승인이 필요한 사업으로 그동안 정부는 텔레비전방송·데이터방송의 특성에 맞게 역무 차이를 뒀다"고 말했다.
이에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당장 진화하고 나섰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생방송 허용문제는 현행법 제도와 연관돼 있기 때문에 법제도 개선과 연동해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사안"이라면서 "(당장 허용하는 게)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라이브 커머스'가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시대에 새로운 쇼핑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어 T커머스 업계의 생방송 요구는 확산될 공산이 큰 상황이다.
T커머스 방송은 홈쇼핑과 달리 100% 녹화 방송이다. 또 화면의 절반을 문자·숫자·선택메뉴 등 데이터로 구성해야 한다. TV홈쇼핑업계가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홈쇼핑 시장의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T커머스가 독보적인 성장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기업계열 T커머스 업체들의 '채널 배팅'에 송출수수료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불만도 이유다. 쇼핑PP·DP 간 채널확보 경쟁 속에 송출수수료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12개사(홈쇼핑7개사+T커머스5개사)는 전체 매출의 49.6%에 달하는 금액을 송출수수료로 지급했다.
현재 TV홈쇼핑·데이터방송과 IPTV 간 2020년도 송출수수료 협상을 진행 중인데 전년대비 두 자릿수의 송출수수료 증가가 이뤄진 홈쇼핑도 있다는 전언이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송출수수료 문제는 홈쇼핑사의 집단행동도, IPTV의 자정으로도 사실상 개선이 불가능하다"면서 "오직 관계부처가 심판 역할을 제대로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송출수수료 부담 때문에 (S급이 아닌)A급채널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한 번 채널이 뒤로 밀려 매출이 쑥 빠지는 것을 경험하면 IPTV와 다툴 생각은 하지 못하는데, 대기업계열 T커머스는 인기 채널 확보를 위한 '머니 베팅'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SK스토아는 2018년 539억원에서 2019년 756억원으로 송출수수료가 40.2% 증가했다. 케이티하이텔도 동기간 406억원에서 670억원으로 송출수수료가 65.0% 늘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