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의 부실 정부정책에 영향
2018년 총부채 500조원 넘어서
공공기관 경영평가시 실적보다
일자리·상생 '사회적가치' 위주
재정건전성 국가채무 포함안되는
공공기관 부채증가세도 유의해야



공기업의 부채 증가는 또 다른 의미에서 재정 부실이다. 공공기관의 부실은 결국 국민의 혈세로 막아야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공기업의 부실을 정부의 정책이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우리 공기업의 부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정권이 바뀌고 나면 특정 공기업들은 부실덩어리가 돼 다음 정권의 부담으로 남는다. 이에 정부 정책의 실패 책임을 공기업에 떠넘긴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기업의 역할은 국가의 장기적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공기업의 경영과 성과도 이 같은 시각으로 평가돼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 공기업은 정권의 총잡이? = 공기업 실적이 정부의 정책에 좌우되는 것은 어쩌면 피할수 없는 숙명일 수 있다. 하지만 공기업의 부실이 정부 정책 탓이라면 문제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 정책을 따라서 장기적인 성과를 올려야 할 공기업들이 부실이 난다면 그 정책의 성패가 어떤지 너무 뻔하다는 것이다.

당장 현재 공기업의 부실만 봐도 그 같은 지적이 분명해진다. 지난 2018년 공공기관의 총부채는 500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당장 소위 '4대강'이니, '국제 자원개발' 등을 내세웠던 이명박 정부 5년 간(2008~2012) 공기업 부채가 급증해 500조원을 넘자, 박근혜 정부는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발표하고 부채를 줄이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공기업 부채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7년 495조원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다시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해 525조원까지 치솟았다.

역시 정책 탓이다. 지난 2019년 공공기관 부채는 한전과 발전자회사(14조6000억 원), 한국주택금융공사(3.0조 원) 등의 역할이 컸다. 2016년 약 7조14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던 한전은 2019년 약 2조26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3년 만에 이익이 약 9조4000억원 감소한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도 탈원전 여파로 수익성이 많이 줄었다. 2016년 2조47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낸 한수원은 2019년 당기순이익이 2400억원대로 줄었다.

주택금융공사는 2019년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실시 등 주택담보대출이 늘면서 부채가 전년 대비 3조원 늘었다.

◇ 우려스러운 증가세 =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점은 증가세다. 너무 가파르다. 19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 부채 총액은 2018년보다 21조4000억원 늘어났다. 연도별 총 부채 증가 규모가 2018년 8조5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자본 대비 부채 비중을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156.3%로 전년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2012년 220%로 정점을 찍은 뒤 2018년까지 계속 감소세였는데, 지난해 7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처럼 공공기관 총부채가 급증하는 등 재무 악화가 다시 반복하는 것은 현 정부 들어 공공기관 경영평가 시 실적보다는 일자리·상생 등 '사회적 가치'를 중심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2개 부채관리 중점대상 지정, 과도한 복리후생 축소 등 부채감축에 초점을 뒀던 박근혜 정부 공공기관 정상화 정책과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공공기관들은 조직 내 부서 이름에 '사회적 가치'를 붙이는 등 사회통합·상생을 강조하는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가 재정건전성을 분석할 때 국가채무에 포함되지 않는 공공기관 부채 증가 추이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정처는 보고서에서 "현금주의 기준으로 산출되는 국가채무(2018년 680조5000억원) 외에 비영리공공기관 부채를 포함한 일반정부 부채(2018년 759조7000억원), 비금융공기업 부채를 추가로 포함한 공공부문 부채(2018년 1078조원)를 고려해야 한다"며 "국가채무의 GDP대비 비율은 2019년 결산 기준 38.0% 수준이며, 2020년 3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으로 인한 올해 추정 비율은 43.5%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국가채무비율은 이미 역대 최고 수준에 육박했는데, 국가채무에 포함되지 않는 공공부문 부채를 고려한다면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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