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임대차3법' 통과를 앞두고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불안정해지고 있다.
집주인들이 법 통과 전 갱신을 서두르면서 보증금을 미리 올리려는가 하면, 전세 계약이 만료되는 전세 물건의 재계약을 미루면서 전세 물건도 없어지는 분위기다.
19일 마포구 공덕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를 강화하면서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늘어 전세가 더 귀해졌고, 여기에 여당이 임대차 3법 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지금 보증금을 올리지 않으면 안 되겠다며 조급해진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높여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전세는 워낙 물건이 귀하기 때문에 세입자들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계약하면서 오른 값을 받아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마포구 공덕동 공덕2삼성래미안 전용면적 84.9㎡는 지난 16일 보증금 6억5000만원에 12층 매물이 전세계약되며 역대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해당 면적은 올해 초 5억50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4월 6억원 선을 넘겼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 84.8㎡도 지난 17일 13층 매물이 보증금 7억원에 전세계약되며 4월 11일과 13일 각각 보증금 6억2000만원(16층·15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8000만원 상승했다.
성동구 금호동2가 래미안하이리버 114.3㎡도 지난 14일 전세보증금 9억원(5층)에 계약서를 작성하며 2주 전 지난 3일 같은층이 7억4000만원에 계약된 것보다 1억6000만원 더 높은 금액에 계약됐다.
임대차3법 추진과 정부가 실거주 요건을 강화하면서 전세를 빼고 직접 들어와 살겠다거나 법이 통과되면 잠시 집을 비우겠다는 집주인도 나오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세 계약 만기가 다가온 집주인 중에는 실거주 요건을 채우려 직접 들어오겠다는 사람도 있고, 해외·지방 거주로 실거주가 어려운 경우 그냥 집을 비워두고 전입신고를 해버리겠다는 움직임도 있다"며 "이 때문에 전세 물건 찾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도 "당장 전세 보증금을 올려 재계약할 수 없는 경우라면 일단 세입자를 내보내 놓고, 법 통과 뒤에 새 세입자를 받으려 집을 비워두려는 집주인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임대차3법 시행 초기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집주인의 위장전입이나 이면계약 등 불법행위를 차단하도록 제도를 손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셋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충분한 물량 공급이 해결책"이라며 "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