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의 한 축인 '그린 뉴딜'의 구체적 청사진이 나왔다. 정부는 2025년까지 총 73조원을 투입해 온실가스 약 1000만톤을 감축하고, 일자리 66만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그린 뉴딜 정책의 핵심인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불분명한데다, 정책의 대부분이 기존 추진하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재탕이란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그린 뉴딜의 구체적인 세부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그린 뉴딜을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녹색 전환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 등 3가지 분야로 나누고 △그린 스마트 스쿨 △스마트 그린 산단 △그린 리모델링 △그린에너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등 5대 대표과제를 중심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의 그린 뉴딜 안에는 '2025년까지 온실가스 1229만톤을 감축한다'는 포괄적 목표 외에 어떤 분야에서 얼만큼 감축한다는 구체적 내용은 빠져있다. 1229만톤이라는 수치 자체도 202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의 20.1% 수준에 불과하다. 국제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넷제로'(탄소 순배출량이 0인 상태)에 대해서도 "넷제로 사회를 지향점으로 그린 뉴딜을 추진한다"는 선언적 내용만 담겼다는 지적을 환경단체들이 내놓고 있다.

환경단체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이번 정부 발표에는 지극히 추상적이고 막연한 방향만 담겨있을 뿐, 구체적 목표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며 "급박한 기후위기 시대에 구체적 목표시한도 제시하지 않은채 '탈탄소'도 아닌 '저탄소'를 이야기하는 것은 기후위기 대응을 선도하기는커녕 국제사회의 흐름에 한참 뒤쳐졌음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은 "그린 뉴딜이 아니라 녹색으로 덧칠한 '회색 뉴딜'"이라면서 17일 규탄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이번 그린 뉴딜은 온실가스 감축 자체에만 목표를 한정하는 사업이 아니어서 어떤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았다"면서 "(넷제로를) 국민적 합의를 통해 국가 공식적인 정책목표로 제시하기까지는 상당히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고, 아직 논의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정부가 내세운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이나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 등도 기존에 이미 나왔던 것이어서 '재탕' 논란도 불거졌다. 특히 공공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사업들은 올해 예산에 편성돼 추진 중인 내용이지만, 이번 그린 뉴딜에서 '그린 리모델링'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재발표됐다.

조 장관은 "정책 항목들은 지금까지 추진한 것과 유사한 명칭을 가질진 모르겠으나, 내용적인 부분에선 분명히 새롭고 보다 효과성이 높기 때문에 굳이 재탕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도 "기존 추진 중인 정책과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보다 확대하고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1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그린뉴딜' 주요 내용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 세 번째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연합뉴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1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그린뉴딜' 주요 내용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 세 번째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연합뉴스
정부가 그린 뉴딜을 통해 공공건축물의 태양광 설치, 친환경 단열재 교체 등으로 '제로에너지화'를 추진한다. <자료:환경부>
정부가 그린 뉴딜을 통해 공공건축물의 태양광 설치, 친환경 단열재 교체 등으로 '제로에너지화'를 추진한다. <자료:환경부>
정부 그린뉴딜 추진 방향. <자료:환경부>
정부 그린뉴딜 추진 방향. <자료: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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