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정부가 향후 5년간 전기차와 수소연료전기차 등 미래차 133만대를 보급하는 내용의 '그린모빌리티' 사업은 16일 발표된 그린뉴딜 정책에서도 가장 많은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5년간 총 73조4000억원 그린뉴딜 예산 가운데 이 사업에만 20조3000억원, 약 30%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를 통해 일자리 15만개를 창출하겠다고 정부는 목표를 밝혔다. 하지만 전기차 등 미래차는 기존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는 만큼 기존 자동차 공장에서 사라지는 일자리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대표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자동차 노사 역시 풀지 못한 고용 문제를 정부가 미래차 보급 확대로 과연 풀 수 있겠냐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16일 정부가 발표한 그린뉴딜 사업 중 하나인 전기차·수소차 등 그린 모빌리티 보급 확대 사업은 당장 2022년까지 8조6000억원(국고 5조6000억원)을 투자해 일자리 5만2000개를 만들고, 2025년까지 20조3000억원(국고 13조1000억원)을 투자해 일자리 15만1000개를 창출하는 것으로 목표로 한다. 여기에는 전기차 급속충전기와 완속충전기 등 인프라 4만5000대를 구축한다는 내용도 포함된다.

미래차 보급 속도가 빨라질수록 관련 업계 일자리도 빠른 속도로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는 일찌감치 나왔다. 일본자동차부품공업협회에 따르면 부품 3만개가 넘게 들어가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면 소멸되는 부품이 1만1000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내연기관 내 부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엔진이 배터리 등으로 대체되는 영향이 가장 크다. 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위원은 "전기차 등으로 대체되면 일자리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번 정책은 전반적으로 미스매치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자동차산업 직간접 고용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국내에서 자동차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일을 하는 사람은 190만명에 달한다.

세계 완성차 업체들은 미래차 시대를 대비해 대규모 감원에 나서고 있다. 독일 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 등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까지 직원 1만명을 감원키로 했다. 폭스바겐그룹도 주요 계열사에서 수 천명 감원 계획을 밝혔다. 미국 GM과 포드, 일본 닛산 등도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작업을 하고 있다.

현대차 역시 고민에 빠졌다. 작년 외부 자문위원들로부터 생산기술 변화로 앞으로 자동차 제조업 인력이 최소 20%에서 최대 40%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을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와 달리 별도의 감원 계획을 세우지 못한 상태다.

정부도 미래차 대체에 따른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이날 그린뉴딜의 구체적인 세부 계획 발표 이후 '일자리 규모와 대책'에 대해 "아직까지 정확하게 어떤 분야가 어떻게 사라질지에 대한 전망은 별도로 해봐야 될 것 같다"면서도 "전환하지 않으면 그 산업 자체가 노후화돼 이른바 '좌초자산화'(환경 변화로 자산 가치가 급격히 떨어져 상각되거나 부채로 전환되는 자산을 뜻함)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제조 분야의 좌초자산화로 매출액 기준 40%, 근로자 수로는 28% 정도 손실된다는 민간 연구소 자료도 있다"고며 "하지만 유럽연합(EU)은 그린딜 사업으로 오히려 일자리가 늘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지난 6일 현대자동차 전북 전주공장에서 직원들이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스위스 수출에 앞서 차를 점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지난 6일 현대자동차 전북 전주공장에서 직원들이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스위스 수출에 앞서 차를 점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환경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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