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강남 지역에서 실거래가가 평당 1억원을 돌파한 단지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저금리,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도 이유지만 이달 말 예정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앞두고 새 아파트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전세 시장도 실거주 요건이 대폭 강화되자 집 나갔던 집주인들이 되돌아오고, 이로 인해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전셋값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99㎡가 지난 4일 33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올해 5월 6일 28억3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두달 새 무려 5억2000만원이나 껑충 뛴 가격이다.
이 아파트의 전용 84㎡ 주택형을 통틀어서는 올해 2월 29일 33억7000만원에 실거래된 가격 이후 두번째로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정부가 6·17 대책을 내놓고서 강남·송파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자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잇따라 평당 1억원이 넘는 가격이 실거래가 이뤄졌다.
이 단지 주변의 신축 아파트에서도 평당 1억원에 실거래되는 아파트들이 등장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 대치팰리스 전용 84.99㎡는 지난달 21일 30억원, 이 단지의 전용 91.89㎡는 30억8000만원에 각각 실거래됐다. 이처럼 정부의 연이은 규제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좀처럼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6·17 대책 3주 만에 7·10 대책을 또 내놨지만 상승폭만 다소 둔화됐을 뿐 여전히 아파트값은 떨어지지 않았다.
한국감정원의 13일 기준 주간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이번주 0.09% 올라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번 조사에는 전세대출보증 제한 조치 시행(10일)과 7·10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 영향 일부가 반영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송파구(0.13%)가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서울에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삼성·대치·청담동이 있는 강남구도 지난주(0.12%)에 이어 이번 주 0.11% 올라 규제 이후 되려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초구도 0.09% 올라 지난주(0.10%)부터 강세가 이어졌다.
전셋값도 계속 불안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른 2년 실거주를 채우려는 수요, 청약 대기 수요 등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정부와 여당이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을 이달 내 통과시키겠다고 밝히자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전셋값 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 주 0.13% 올라 전주(0.10%)보다 상승 폭을 키웠으며 55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매매 시장에 이어 전세 시장도 강남권이 지난주에 이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5㎡는 7·10 대책 직전인 지난 9일 5억원에 거래됐는데 6·17 대책이 발표되기 전인 6월 6일 3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실거래가가 1억5000만원이나 올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전용 76.79㎡가 지난 10일 5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는데, 6월 24일 최저 4억8000만원에 전세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7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7·10 대책 이후 주택시장 유입 수요는 한채 더 사는 다주택보다 무주택자가 똘똘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일 것"이라며 "실거주를 병행하거나 대출 없이 15억 초과 주택을 매입하려는 고급유효수요까지 진입을 막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함영진 랩장은 "7월 28일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전매규제가 최대 10년 정도로 강화될 예정이고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가 올해보다 다소 감소할 전망이라 강남권 신축 및 랜드마크 높은 가격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정부의 6·17 대책 발표 이후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주택형이 잇따라 평당 1억원에 거래됐다. 사진은 서울 동작대교에서 바라본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아파트와 아크로 리버 파크 일대의 모습.<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