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가 13일 지각 개원식 부문에서 기존 기록을 넘어섰다.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에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21대 국회가 '최장 지각개원'이라는 오명을 연신 갱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5일 본회의를 열고 개원식을 하겠다는 시간표를 정해뒀으나 여야 협상은 불발로 끝났다.
김영진 민주당 총괄원내수석부대표와 김성원 미래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3일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7월 임시국회 일정과 야당 몫의 국회 부의장 선출, 국회 정보위원장 선출,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논의했으나 합의에는 실패했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의사일정 관련해서 의견을 제시하고,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김영진 총괄원내수석부대표는 "개원식과 교섭단체 대표연설, 대정부질문 등에 의견을 주고 받았다"면서 "다음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들은 각 당의 입장 차가 크고 조정할 문제가 있는 만큼 당내 의견을 조율한 뒤 한 번 더 회동을 하기로 했다.
21대 국회는 이미 최장 지각개원이라는 오명을 썼다. 이전에는 18대 국회가 2008년 7월11일 개원식을 열어 최장 기록을 보유했으나 21대 국회가 이를 넘어섰다.
민주당의 계획대로 15일 개원식을 연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
통합당은 민주당이 가져간 법제사법위원장을 탈환하지 않고는 부의장 선출과 개원식 등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회동에 앞서 "외교안보적인 문제뿐 아니라 경제·사회적으로도 대한민국이 상당히 혼란스럽다"며 "국회가 중심을 잡아나가야 할 판에 (여당이) 일당독재식으로 운영하는 상황이다 보니 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민주당에 각을 세웠다.
통합당은 법사위원장 외에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남용과 윤미향 의원 정의기억연대 회계 부정 의혹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 앞서 가진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와 관련해 말끝마다 '일하는 국회'라고 했지만 정작 통합당이 요구하는 법사위·정무위 소집 등을 거부하고 있다"며 "상임위가 열리면 따지고 바로잡을 것이 많지만, (민주당은) 일하는 국회라면서 정작 자신들이 원하는 것만 하려고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고(故) 백선엽 장군의 영결식도 협상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통합당은 영결식에 참석해야 하니 15일 본회의 개최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협상불발의 책임을 통합당에 돌렸다. 홍정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의사일정 거부에만 초점을 맞춘 제1야당의 투쟁 방식은 국민께 실망만 드릴 뿐"이라고 통합당을 비판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통합당이 국회의원의 헌법준수 의무를 선서할 국회 개원식을 거부하고 있어 국회 일정이 또 다시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의사일정을 거듭 거부해 반쪽자리 국회를 만드는 것이 통합당의 목표냐. 정책과 현안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해야 할 야당의 책무는 도무지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