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자동차 영업익 70%대 하락
기업들 자산 매각·희망퇴직 추진
일자리 증가세 당분간 어려울 듯

코로나19로 제조업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용도 점차 위축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광화문 출근길 모습.  <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로 제조업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용도 점차 위축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광화문 출근길 모습. <연합뉴스 제공>




[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상장사 전반의 영업이익이 40%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업종별로는 정유, 자동차, 철강·조선 등 주요 제조업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호텔 등도 당연히 적자를 면치 못했다.

12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치를 낸 245개 상장사(금융권 제외)의 2분기 실적을 업종별로 분석하면 먼저 정유, 호텔 및 레저, 항공 등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경우 국제유가 반등에 따른 재고평가 이익에도 수요 부진이 이어지면서 5000억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올 들어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4달러 내외)을 넘어간 적이 단 1주 밖에 없는 등 수요부진이 지속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호텔 및 레저업종(5곳)도 작년 2074억원 영업이익에서 1194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로 바뀌었을 것으로 집계됐다. 항공업종(3곳)은 67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몇년 째 수주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업의 경우 영업이익이 76.4%, 자동차·부품사는 76.3%, 포스코 등이 포함된 금속·광물업종은 70.2%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수익성에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장비·기기업종 역시 2분기 중반까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가전매장에서 '셧다운'을 한 영향 등으로 영업이익이 28.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생활용품 업종의 경우 23.8%, 화학은 15.2%, 건설은 10.0% 각각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제조업종을 중심으로 국내 산업이 침체기를 겪으면서 고용과 투자 모두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설비투자는 주요수출대상국(미·중 등)의 경기위축에 따라 -18.7%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 발표에서도 지난 5월 제조업 종사자는 366만4000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6만9000명(1.8%) 줄어 3월(-1만1000명), 4월(-5만6000명)에 이어 감소폭이 확대됐다.

이미 기업들은 자산매각이나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에 착수한 상태다. 대한항공은 기내식 및 기내면세품 사업부 매각을 위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과 협상 중에 있으며 송현동 부지와 왕산 마리나 등의 부동산 자산도 매각을 추진하다.

자동차업계의 경우 쌍용차는 부산·서울 지역의 서비스센터를 매각하는 등 자구안을 이행 중이다. 르노삼성은 12개의 직영서비스센터 중 일부를 통폐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한국GM은 부평공장 인근 물류최적화센터(LOC)를 매각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에쓰오일은 또 1976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도입하는 등 긴축 경영에 나섰다.

이 밖에 자구안을 이행 중인 두산중공업은 두 차례에 걸쳐 900여명 규모의 명예퇴직을 단행했고 이와 별도로 300여명 규모의 유휴인력은 연말까지 휴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단기간에 해소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침체 속에서도 노동 관련 규제는 한층 더 강화되는 점에 대해 우려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제조업 고용 감소폭이 커지고 있는데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어느 시점에서는 추세가 둔화되겠지만 증가세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단순히 세계 경기 침체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환경이 안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고용 문제가 이런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며 "국제노동기구(ILO) 3법 등 노동자의 특권을 키우는 노동법 개정은 개악으로 일부를 제외한 전체 노동자들에게는 독약과 같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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