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 불구 독단적 행보
바이든 "골프 치기 전 할 일 먼저"
검사확대·의료물품 지원 등 강조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바이든 전 부통령  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바이든 전 부통령 AP 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팬데믹 사태 이후 가장 많은 6만2000여명이 무더기로 발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가을에 학교가 정상적으로 개학하도록 교육당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누적 확진자가 300만명을 넘는 등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억제 대책보다는 학교 정상화를 밀어붙이면서 독단적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는 이날 약 2주만에 언론 브리핑을 열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이제 때가 됐다. 아이들이 학교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때"라며 "절대적으로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CDC의 지침이 학교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학교를 계속 봉쇄하는 데 활용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CDC는 지난 5월 책상이 최소 6피트(1.8m) 간격을 유지하고 같은 방향을 보도록 하며 교실에서의 점심 식사, 매일 발열체크 등을 권고했다.

그는 CDC가 다음주에 학교 정상화와 관련한 새로운 지침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 바이러스가 어린이에게 중대한 질병을 초래할 가능성은 매우 매우 낮다"고 말하기도 했다.

벳시 디보스 교육부 장관은 "결국 학교를 열 것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열 것이냐의 문제다. 학교는 완전히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고, 유진 스캘리아 노동부 장관은 학부모가 자신의 업무를 계획할 수 있도록 정상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DC가 브리핑에서 새로운 지침을 내놓겠다고 한 데는 기존 지침을 공개 비판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날 오전 트윗을 통해 학교가 가을 학기에 정상적으로 개교하지 않으면 자금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압박한 트럼프 대통령은 뒤이은 트윗에서 CDC의 기존 학교 관련 지침은 매우 힘들고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 정상화를 위한 CDC의 매우 엄격하고 비싼 지침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CDC는 학교를 열기 원한다면서 학교에 매우 비현실적인 것들을 주문하고 있다. CDC를 만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두고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불협화음 메시지"라며 "대통령이 자기 자신이 이끄는 행정부의 지침을 공개 부인했다"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역점을 두는 경제 정상화를 밀어붙이기 위해선 학교 정상화가 선결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윗을 통해 "독일,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많은 나라에서 학교가 열었지만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는 "민주당은 11월 선거 전에 학교가 문을 열면 정치적으로 자신들에게 나쁘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가정과 아이들에게 중요하다"며 민주당이 이를 일부러 방해한다는 기존 주장을 재차 펼쳤다.

이에 대해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300만명을 넘었다는 끔찍하고도 피할 수 있었던 이 소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기상황 대처 실패에 대해 우리나라가 대가를 지불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슬픈 지표"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최근 일부 주에서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이는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항복의 백기를 흔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에게 '전시 리더'를 자임해놓고 책임을 지기보다는 백기를 흔들었다"며 현 행정부가 국민에게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 국민은 이 싸움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패배를 인정하기까지 너무 많은 것을 희생했다. 그들은 해야 할 일을 했으며 이제는 백악관이 그들의 용감한 노력에 상응하는 진정한 행동과 리더십을 보일 때"라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 "당신이 또 골프 치러 가기 전에 이 싸움에서 이기고 미국인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취해야 할 조치들이 있다"고 꼬집었은 뒤 "우리는 검사를 확대하고 초기 대응인력 및 보건 종사자, 그 외 필수 근로자들에 대한 보호 장비를 지급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우리는 궁극적으로 안전하게 다시 여는 데 있어 과학에 기초한 리더십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광태기자 kt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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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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