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국회의원 출신인 데다 여당이 절대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청문회를 통과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미래통합당이 '송곳검증'을 벼르고 있어 여야가 당분간 인사청문 정국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오늘 1시 45분경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 요청안을 재가했다"고 설명했다. 재가한 청문 요청안은 국회로 송부돼 인사청문회법 6조 2항에 따라 임명동의안 등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까지 인사청문 절차를 마무리 짓기 위한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박 후보자와 이 후보자 모두 무난하게 청문 절차를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 먼저 두 사람이 각각 전·현직 국회의원이었다는 점이 꼽힌다. 2000년 인사청문제도가 도입된 이후 현직 국회의원 출신 고위공직자 후보가 검증과정에서 낙마한 사례는 한 차례도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절대다수의 의석수를 보유하고 있어 '적격'의견으로 통과를 밀어붙이면 야당의 입장에서는 막아내기가 쉽지 않다. 설령 야당의 반대로 인사청문회 통과가 무산된다고 하더라도, 문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재송부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고, 이후에는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송부되지 않아도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은 박 후보자와 이 후보자에 대한 강도 높은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통합당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정원장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기 위해 국회 정보위원회 구성을 협의할 국회 부의장을 선임하는 문제로 의원총회를 개최했다.
특히 야권에서는 박 후보자의 경우 '대북송금 사건'의 책임을 지고 실형을 살다 복권한 적이 있는 만큼 국정원장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박성중 통합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 쇼'에 출연해 "박지원 내정자는 통일부 장관이나 대북 특사 같은 자리가 적당하다. 북한과 워낙 친하기 때문에 우리 정보가 역으로 갈 수 있다"며 "DJ 정부 때 4억 5000만 달러를 대북 송금해서 3년 징역형을 받고 천안함도 북한 소행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분이 국정원장으로 적합하겠는가"라고 했다.
박 후보자와 관련해, 지난 2006년 서울고등법원은 판결문에서 '(박 후보자가) 1억 달러에 이르는 금액을 대북송금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던 중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사용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음에도 공개적인 과정을 거친 후 국회의 동의를 얻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판단하에 그 의견을 배제한 채, 결국 현대라는 사기업으로 하여금 부담시켰다'고 했다. 판결문은 "직권을 남용하여 현대상선에 4000억 원을 부당대출하게 하는 불법적인 방안을 선택하여 실행하고, 현대상선이 그와 같이 대출받은 위 4000억 원 중 3235억 원을 포함한 총 4억 5000만 달러를 대북송금하는 과정에서도 외국환거래법 및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