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일 네이버 라이브커머스(인터넷으로 판매 과정을 실시간으로 중개하는 유통 채널)에 출연해 유명 패션 브랜드 회사의 티셔츠 판매에 동참했다.
그가 입은 티셔츠의 소비자가격은 9만8000원에 달한다. 행사 기간에는 반값인 4만9000원에 팔렸지만, 애초 고가(高價)인 탓에 우려가 섞여 나왔다. 결과는 30분 만에 완판. 비교적 짧은 시간에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지만, 누군가에게는 속이 타들어 가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정부부처 수장들이 지난 6월부터 시작된 대한민국 동행세일에 '쇼호스트'로 나서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장관 효과'는 분명했다. 첫 시작은 행사를 주관한 중기부의 박영선 장관이었다.
박 장관은 지난달 26일 초콜릿과 견과바를 포함해 총 3개의 제품을 완판했다. 곧이어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과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달 1일 각각 다시마, 피클과 여성의류 등으로 완판 대열에 합류했다. 2일 홍남기 부총리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그리디어스의 티셔츠를 직접 입고 생방송에 출연해 티셔츠 13종을 판매했는데 얼마 안 돼 동이 났다. 3일 등판한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각각 친환경 농산물과 밥솥을 완판했다.
침체된 내수에 활기를 불어넣는 효과는 분명했지만, 이를 지켜본 각 부처 공무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장관이 직접 나서 홍보 효과는 분명했지만, 완판하지 못할 경우 체면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있겠냐"는 우려가 섞여 나왔었다. 지켜봤던 각 부처 직원은 노심초사하다가 완판 소식이 전해지자 안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부터인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적지 않은 장관들은 사석에 기자를 만나면 "이번 정부는 다르다"는 말을 하곤 한다. 무엇이 달라졌단 말인가? '우리 장관님' 체면치레에 속을 태우는 일은 이번 정권에서도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지 않다는 게 현장 공무원들의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