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철 망원시장 상인회장.
김진철 망원시장 상인회장.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김진철 망원시장 상인회장


망원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은 시장 상인회의 발 빠른 조치 덕분이다.

김진철(사진) 망원시장 상인회장은 디지털타임스와 지난 3일 인터뷰에서 "이사진 10명이 만장일치로 시장을 닫기로 결정했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수도권을 강타했던 구로 콜센터 한 직원이 망원시장을 다녀간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해당 직원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시장에서 장을 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즉시 시장은 폐쇄됐다.

김 상인회장은 "오전 10시 망원시장으로 밀려든 마포구청 직원들이 '문을 닫는 게 좋겠다고 했다'고 권유했다"며 코로나19가 창궐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한창 하루 장사를 준비하던 상인들에겐 '날벼락'이나 다름없었다. 김 상인회장은 "이사진 10명과 손해가 나더라도 클린 시장을 만들자"며 "만장일치로 닫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후 시장은 문을 닫았고, 이틀 동안 영업을 하지 않았다. 하루 장사가 곧바로 매출과 직결되는 특성상 이틀 동안 영업을 하지 못하면 큰 타격이다. 하지만 이틀 동안 만반의 준비해 대비하는 게 추후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판단이었다.

김 상인회장은 "결과론적이지만,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은 구청으로부터 지원받은 방역약품과 방역기 등으로 수시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스스로 손소독 등 방역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김 상인회장은 전통시장이 고용 창출에도 이바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망원시장 내 슈퍼는 10명가량, 정육점도 6~7명, 떡, 두부 가게 등에서도 3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많은 수치는 아니지만, 인력을 고용한 자영업자가 대다수라는 것이다. 김 상인회장은 "전통시장이 머금고 있는 인력도 많다"며 "자영업자를 위한 정책을 잘 써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자영업자들이 망하면 인력들도 내보낼 수밖에 없고, 사장도 근로자"라고 덧붙였다.

망원시장은 현대식 한국형 전통시장으로 거듭났다. 다른 시장들의 본보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지속 가능성에 대한 위기의식은 여전하다. 김 상인회장은 "가장 큰 위기는 앞으로 구색이 안 맞아 들어가는 것"이라며 "먹거리가 잘 되기 때문에 기존 옷을 팔던 가게들이 문을 닫고 먹거리 업종으로 전향하고, 신발이나 화장품 가게도 그렇게 변했다"고 했다.

이어 "이런 현상은 지금도 진행형이며 앞으로 더 심화할 것"이라고 했다. 시장 내 여러 상품을 판매해야 하지만, 먹거리라는 한정적 상품만으로 버티다가는 결국 유통기업들과 대결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물론 상인들의 입장도 십분 이해가 간다. 사람들이 찾지 않는 업종을 고수하다 보면 손해가 날 수밖에 없으니, 살길을 모색하다 보니 결국에는 업종을 변경한다. 김 상인회장은 "먹고 쇼핑하는 시장으로밖에 변할 수 없다면 위기가 오지 않을까"라며 "먹거리로만 시장을 만들어 갈 수 있기는 하지만, 시장을 떠나지 않는 정책이 나올 때까지 예방주사라도 맞고 할 수 있을 때까지 버텨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산품과 같은 부류 업종이 전통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반과 제도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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