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만나 인사한 뒤 남측 지역으로 이동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연합뉴스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방한한 가운데, 미국의 행동에 따라 북한의 제스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재 완화 같은 구체적인 카드 없이는 북한 측 반응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비건 부장관이 얼마만큼 유연한 입장을 보이느냐가 남북 관계를 풀어가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북한은 미국의) 어설픈 이벤트로는 선물을 안줄 것"이라며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내놓은 대미(對美) 담화를 거론했다. 앞서 최 제1부상은 지난 4일 담화문을 통해 "조미(북미) 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루어 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며 최근 일각에서 불거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 원장은 "(비건 부장관은)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원칙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얘기 할 것"이라면서 "지나친 원칙 말고, 제재 면제 의사 등 특정 분야의 발언을 해 주면 최대 성과"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비건 부장관의 방한 목적이 "상황 관리·안정"에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대선 정국에 들어섰음에도 북한 문제에서 멀어지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주려 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북한 문제는 잘 해결되더라도 플러스 점수는 많지 않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마이너스 점수는 많다"며 "'(미국) 대선이 아무리 바빠도 관심을 끈 게 아니다'고 얘기해 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비건 부장관은 미국의 FFVD 원칙을 언급함과 동시에 "북한과는 언제든지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얘기할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김 원장은 한미 워킹그룹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김 원장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나, 통일부에서는 워킹그룹이 우리 정부를 관리하거나, 제어하는 역할을 한 면이 없지 않다고 한다"면서도 "최근에는 제가 아릭에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를 설득시키는, 얘기를 (전달)하는 식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