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에 대한 조사를 3개월간의 조사기간을 한 차례 연장하고도 조사결과는 내놓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인권위가 한 차례 조사 기간을 연장하며 밝힌 사유가 "너무 바빠서"라는 취지여서 진정기관의 비판을 사고 있다.

인권위는 최근에도 체육계 폭력사태를 근절하기 위한 권고안을 '정무적인 이유'로 집행하지 않고 있다가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의 비극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8일 인권위와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 등에 따르면 인권위는 탈북어민 강제 북송사건을 접수한지 8개월이 지났지만 조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1일자로 직인을 찍은 '조사 연장 안내문' 공문 한 장을 한변에 보냈을 뿐이다. 인권위 관련 법령인 '인권침해 및 차별행위 조사 구제규칙'에 따르면 인권위는 '진정을 접수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 조사기한을 연장할 경우 진정인에게 그 사유를 설명해야 한다.

한변은 지난해 11월 해당 사건에 대한 진성서를 인권위에 냈다. 인권위는 3개월의 조사기간을 한 달을 넘긴 뒤 안내문을 보낸 것이다. 그 안내문 역시 한변이 조사기간을 넘기고 묵묵무답이라는 비판 성명을 낸 뒤 나온 것이다.

안내문에서 인권위는 "(탈북어민 강제 북송) 진정사건 처리는 인권위법에 따라 접수 순서대로 처리하고 있다"며 "그러나 관련 자료의 분석, 관련 시설의 현장조사 등을 거쳐 관례 법령 및 판례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만 판단할 수 있는 복잡한 진정이 많아 일부 진정사건의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간단히 다른 사건 처리가 바빠 탈북자 강제 북송사건 처리가 늦어진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이어 "진정에 대해 조속히 처리해 드리지 못한 점을 양해해 달라"고 했다.

인권위는 현재 사건 처리 상황에 대한 본지 취재에 "조사가 진행 중이다"고만 밝혔다.

지난해 11월 7일 우리 정부는 동해 상에서 나포한 20대 초반 탈북어민 2명을 닷새 만에 북으로 돌려보냈다. 이들의 '선상(船上) 살인' 혐의가 짙어 추방을 결정했다는 게 당시 정부 측 해명이다.

한변은 "유죄판결을 받지도 않은 탈북어민에 대해 살인범으로 확신함으로써 '무죄추정의 원칙'을 위반했고, 헌법이 보장한 '행복추구권·일반행동의 자유·거주이전의 자유'와 함께 최고 기본권에 해당하는 '생명권'까지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지난해 11월 해군이 동해상에서 북한 목선을 북측에 인계하고 있는 모습. 해당 목선은 16명의 동료 승선원을 살해하고 도피 중 군 당국에 나포된 북한 주민 2명이 승선했던 목선으로, 탈북 주민 2명은 북한으로 추방됐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해군이 동해상에서 북한 목선을 북측에 인계하고 있는 모습. 해당 목선은 16명의 동료 승선원을 살해하고 도피 중 군 당국에 나포된 북한 주민 2명이 승선했던 목선으로, 탈북 주민 2명은 북한으로 추방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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