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상용화에 기여… 45%나 경감 유통점에도 2억7240만원 과태료 한상혁 위원장 "재발방지책 고려 진정한 요금·품질경쟁하라" 주문
서울 용산의 한 휴대폰 매장 모습. 박동욱기자 fufus@
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5G 상용화 이후 고객 유치를 위한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이유로 2014년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최대의 과징금을 받았다.
역대 최대 금액으로 평가받던 과징금은 2018년 3사를 합쳐 506억원이었으나, 이를 웃도는 금액인 동시에 감경 비율도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당초 700억원 대의 과징금 부과가 예상됐던 것과 다르게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동통신사가 5G 확산, 유통점과 상생에 기여한 점이 고려돼 과징금 경감조치를 받았다.
8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이동통신 단말기 부당 차별지원금 지급 등 단말기유통법 위반행위를 한 이통 3사에 총 51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업체별 과징금은 SK텔레콤 223억원, KT 154억원, LG유플러스 135억원 등이다. 차별적 지원금을 지급한 125개 유통점에도 총 2억724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는 단통법 시행 후 최대 과징금이다. 기존 최대 과징금은 2018년 1월 불법보조금 살포와 관련해 이통 3사에 부과한 506억원이었다. 단통법 시행 전후를 통틀어 최대 과징금은 2013년 12월 총액 1064억원이었다.
방통위가 최초 기준으로 세운 과징금은 770억원이었고, 가중이 20%가 돼 933억원이 넘는 금액이 이통 3사에 부과될 예정이었다. 이날 최종 산출된 과징금은 여기에서 45%가 감경된 금액이다
방통위는 이통 3사가 5G 상용화와 확산에 기여한 점을 인정해 과징금을 경감은 하면서도 소비자 차별 유도 행위 등 단통법을 위반한 데 따라 이 같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과징금 부과 대상 시기는 5G가 상용화된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로, 이통 3사가 5G 스마트폰(갤럭시S10, LG V50 씽큐)을 산 소비자들에게 뿌린 불법 보조금 단통법 위반 행위에 대한 처벌이다. 이번 조사는 5G 상용화 이후 불·편법적 단말기 지원금이 확산되고 있다는 언론의 지적과 LG유플러스의 신고에 따라 이뤄졌다.
방통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통 3사 119개 유통점에서 공시지원금보다 평균 24만6000원을 초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과지원금은 현금 지급, 해지위약금 대납, 할부금 대납뿐 아니라 사은품 지급이나 카드사 제휴할인 등의 방식도 활용됐다. 가입유형이나 요금제에 따른 이용자 지원금 차별도 확인됐다. 신규 가입자보다는 번호이동이나 기기변경에 대해 22만2000원을 더 많이 지급하고, 저가요금제에 비해 고가요금제에 29만2000원을 더 많이 지급하는 방법으로 이용자를 차별했다.
이와 관련, 이통 3사는 이번 시정조치 의결과정에서 유통점에 대한 운영자금, 생존자금, 중소협력업체 경영펀드, 네트워크 장비 조기투자 등을 위해 총 71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다.
이날 한상혁 방통위장은 "방통위는 조사 이후 통신사들이 시장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한 점, 코로나19라는 상황에서 어려움에 처한 유통점의 상생 지원 등을 한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결과를 도출했다"며 "앞으로 통신사들은 진정한 요금경쟁과 품질경쟁을 하라"고 주문했다.
이날 과징금 부과와 관련 이동통신사들은 "방통위의 의결 결과를 존중하며,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5G 활성화를 위한 투자와 서비스 차별화에 최선을 다하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운 유통망과 중소협력업체 지원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통 3사는 이번 시정조치 의결 과정에서 유통점에 대한 운영자금과 생존자금, 중소협력업체 경영펀드, 네트워크 장비 조기 투자 등을 위해 총 71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다.
구체적으로는 SK텔레콤이 하반기 약 3300억원의 장비 조기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고, 유통망 대여금 지원금 등에 SK텔레콤이 2000억원, KT가 1000억원, LG유플러스가 나머지 금액을 쓰기로 했다.
이통 3사는 또 3사 공동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향후 장려금 투명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온라인 자율정화 협의체를 만들어서 허위과장 광고나 불법 보조금 지급 등 시장 과열을 막겠다는 재발방지책을 내놨다.
방통위는 향후에도 부당한 차별적 지원금 지급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선하고, 위반 발생 시 철저히 조사·제재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방통위 처분과 관련, 5G 시대로 접어들며 이동통신 시장이 불법 보조금 위주로 재편되는 등 사실상 단통법이 실효성을 잃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오는 10일에는 정부 부처와 이동통신 3사, 유통협회,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 협의회'가 토론회를 앞두고 있다. 이날 단통법 개정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만큼 단통법의 향방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