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일 일명 '검언유착 의혹' 수사와 관련해 대검에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절차를 중단하라며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사실상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수사지휘에서 손을 떼라는 지시와 같다.

미래통합당은 추 장관이 반(反)법치 행태를 벌이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 장관의 해임을 요구했다.

오는 15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출범을 앞두고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대립이 21대 국회를 흔들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추 장관은 이날 대검에 공문을 보내 "수사가 계속 중인 상황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전문수사자문단 심의를 통해 성급히 결론을 내리는 것은 진상 규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자문단 운영을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특히 추 장관은 "검언유착 사건은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현직 검사장의 범죄 혐의와 관련된 사건"이라며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 보장을 위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 등 상급자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아니하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수사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라"라고 했다.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한 윤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한 셈이다. 추 장관은 수사지휘권 발동 사유를 △전문자문단 소집 결정과 단원 선정 과정에 검찰 내부의 문제제기가 있는 점 △사건을 심의 중인 대검 부장회의와 자문단이 중복되는 점 △검찰수사심의위원회와 자문단의 결론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상당한 혼란이 예상되는 점 등을 들었다.

법무부 장관의 명시적 수사지휘권 발동은 헌정사상 두 번째다. 2005년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천정배 전 의원이 '6·25는 통일전쟁' 발언으로 고발된 강정구 동국대 교수를 불구속 수사하라며 수사지휘권을 행사했고, 김종빈 당시 검찰총장은 사직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추 장관이 윤 총장에 간접적으로 거취를 결정하도록 압박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통합당은 이에 반발해 추 장관 해임 카드로 반격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추 장관은 법무부 최고 권력자로서의 본분을 망각했다. 조국 전 장관 일가 비리와 감찰 무마사건 및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하였다는 이유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끄집어 내리는 데 모든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추 장관은 올해 1월 취임하자마자 검찰총장의 의견도 듣지 않은 채 검찰의 정부·여당 관련자에 대한 수사를 방해하는 보복성 인사를 단행했다. 올 1월 통합당이 추 장관 탄핵안을 발의했음에도 전혀 반성없이 불법적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추 장관이 앞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진정사건을 대검 감찰부서가 직접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도 문제 삼았다. 주 원내대표는 "(추 장관의 지시는)검찰청법 제 8조 위반"이라며 "추 장관은 법치주의를 수호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져버렸다.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고히 보장해주고 정치권의 외풍을 막아야 함에도, 오히려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했다"고 해임 건의 이유를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직접 문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이 침묵을 지키는 것은 추 장관을 비호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지 않는다면, 추 장관은 국회에 의해 탄핵소추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합당은 빠르면 3일 추 장관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통합당은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남용해 검찰청법을 위반한 것을 탄핵소추안 근거로 삼을 생각이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언유착 수사와 관련해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언유착 수사와 관련해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2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추미애 법무장관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2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추미애 법무장관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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