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대규모 ERP 전환
현기차 차세대 클라우드 목표

디지털화와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변화가 급속도로 전개되면서, 산업계가 경영의 백본 역할을 하는 핵심 IT시스템과 플랫폼을 바꾸고 있다.

특히 기업의 기본 플랫폼인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장에서 SAP와 오라클이 인메모리 기술과 클라우드, 자율운영 등을 키워드로 솔루션을 개편하면서 업그레이드 수요도 본격화됐다. 여기에 더존비즈온, 영림원소프트랩 등 국산 ERP 기업들도 대기업·중견기업에서 영토확장에 나서면서 시장선점을 위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세계 최대 규모의 ERP 전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SAP ERP를 새로운 인메모리 기술 기반의 'SAP S/4 HANA(하나)'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2018년 착수해 약 4년간 진행한다. 업계에 알려진 프로젝트 규모는 7000억~8000억원 대로, 세계 1위 ERP 기업 SAP로서도 최대 규모다.

S/4 하나는 디스크에 데이터를 저장해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느렸던 기존 ERP와 달리 메모리에 데이터를 저장해 속도를 높인 게 특징이다. ERP를 쓰려면 DBMS(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도 SAP 인메모리DB를 채택해야 한다. 그동안 업계에 공식처럼 적용돼온 SAP ERP, 오라클 DBMS 구조를 깬 것이다. SAP는 2027년 이후 기존 ERP를 지원하지 않기로 하면서 기업들은 SAP ERP를 계속 쓰려면 S/4하나로 전환해야 한다.

현대기아차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세계 자동차 기업 중 최초로 SAP ERP를 클라우드에서 구현하기로 하고 지난해에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제조·경영 전반을 포괄하는 시스템을 클라우드 상에서 운영, 수십 개국에 흩어져 있는 해외사업장과 제조공장, 국내·외 사업장의 데이터와 시스템을 통합할 계획이다. S/4하나와 함께 SAP 클라우드 플랫폼인 '하나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HEC)'도 도입한다. 광주 데이터센터에 SAP가 프라이빗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해 인프라(IaaS), 플랫폼(PaaS), DB, ERP까지 서비스하고 현대오토에버가 서비스에 협력하는 방식이다. PI(프로세스혁신)와 ERP 전략 수립에 이어 내년부터 구축작업을 시작해, 2026년까지 차세대 클라우드 ERP를 완성하는 게 현대기아차의 계획이다. 39개 해외공장을 두고 생산의 60%, 판매의 80% 이상이 해외에서 일어나는 현대기아차는 DB·ERP 통합을 통해 글로벌 단일 디지털혁신 체계를 완성하고, 스마트 모빌리티,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SK그룹은 SK가스, SK머티리얼즈, SK하이닉스가 S/4 하나를 도입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도 도입을 진행 중이거나 검토하고 있다. 롯데그룹도 19개 계열사가 S/4하나로 전환했다. 또한 대한항공은 세계 항공업계 최초로 퍼블릭 클라우드 전환을 선언한 데 이어 신규 ERP 도입도 추진 중이다. 아마존웹서비스로 회사 전체 시스템을 이전하면서 기존 오라클 ERP에 이은 차세대 솔루션을 막바지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LG전자·포스코와 함께 오라클의 국내 핵심 ERP 고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AWS와 오라클 ERP를 연계해 쓰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HMM(구 현대상선)은 2017년부터 세계 해운선사 최초로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추진, 작년 9월 1단계 마무리한 데 이어 올해 최종 완성할 계획이다. HMM은 오라클 클라우드와 ERP를 적용해 재무·회계시스템과 대화주 서비스 등을 전면 재구축했다.

HMM은 차세대 해운물류시스템 '뉴­가우스 2020'을 통해 운항, 계약, 예약, 운송 등 선사 운영 정보를 비롯, 선박, 인사, 관리 등의 모든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완성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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