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차단 대응 과기 뉴딜사업 플라즈마 살균처리 재착용 가능 무선모듈 내장… 비접촉 치료도
KAIST, 기술개발 상용화 박차
코로나19와 연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사 A씨와 간호사 B씨는 감염환자 진료에 앞서 일명 '항바이러스 피팅 시스템(Fitting System)'의 도움을 받는다. 병원 내 피팅 시스템이 구축된 공간에 들어서면, 로봇이 작동해 통기성이 좋고 가벼운 나노섬유로 제작된 '스마트 방호복'을 입혀준다. 스마트 방호복은 플라즈마를 이용해 살균·멸균 처리된 것으로, 한 번 입고 나면 1주일 이후 다시 착용할 수 있다.
스마트 방호복은 가볍고 내부 공기 순환이 잘 돼 이동에 불편함이 없고 무더운 여름에도 땀을 흘리지 않고 환자를 진료할 수 있다. 무선통신 모듈도 내장돼 있어 환자와 접촉하지 않고도 소통을 통해 맞춤형 치료를 하도록 도와준다. 방호복 착용이 끝난 A씨와 B씨는 컨베이어를 타고 이동해 '플라즈마 바이러스 살균·멸균장치'를 통해 새 것처럼 다시 쓸 수 있는 반투명 형태의 '재사용 마스크'를 착용한다. 그런 후 환자의 진료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클라우드 서버에 전송해 주는 IoT 센서가 부착된 진료용 장갑을 끼고, '이동형 클리닉 모듈(MCM)'으로 구성된 음압병동에 도착한다.
코로나19 같은 고위험 바이러스 팬데믹 상황에서 의료현장을 바꾸기 위해 3년 내에 현실화될 미래 기술들이다. KAIST가 보건·의료현장 수요에 부응하는 코로나19 방역제품 개발과 상용화의 주역으로 전면에 나섰다. 이른바 '과학기술 뉴딜사업'의 하나로, 세계가 주목하는 'K-방역' 기술력에 대학의 연구역량과 혁신성을 더해 'K-방역 글로벌 브랜드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KAIST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될 무렵인 4월 초 신성철 총장의 제안으로 공과대학 교수들을 주축으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 TF는 학내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코로나19 확산 차단과 대응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 아이템을 모았다. 50개가 넘는 기술이 발굴됐고, 이 가운데 기존 기술을 개량해 가장 빨리 상용화할 수 있거나, 3년 이내 상용화가 가능한 혁신기술 등 10개 요소기술과 2개 플랫폼 기술을 선정했다.
배충식 KAIST 공대학장은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코로나19 확산 차단과 선제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담아 '과학기술 뉴딜사업'으로 명명했다"면서 "10대 요소 기술은 예방보호, 응급대응, 치료복구 등 세 단계의 통합 솔루션 방식으로 개발해 K-방역을 대표하는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창출과 경제위기 극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기술 아이템은 △재사용 항바이러스 마스크 △플라즈마 바이러스 살균·멸균기 △통기성 스마트 방호복 △바이러스 감염 진단모듈 △바이러스 경보장치 △전환형 음압 앰뷸런스 모듈 등이다.
이 중 재사용 마스크, 플라즈마 살균·멸균기, 통기성 스마트 방호복 등은 KAIST가 이미 보유한 기술을 개량하거나, 새로운 기술과 융합하면 6개월 이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KAIST의 이 같은 움직임에 정부는 3차 추경으로 힘을 보탰다. 신속한 상용화 지원을 위해 '한국형 방역 패키지' 사업으로 222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여기에 산업체와 정부출연연구기관, 병원 등이 협업 파트너로 손을 내밀었다. 명실상부한 '산·학·연·병·관·정 융합 드림팀'이 결성돼 코로나19와 일전을 치른다는 각오다.
배충식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KAIST 혼자만의 힘으로 불가능하고, 기업, 병원, 연구기관, 정부 등과 긴밀한 협업이 뒷받침돼야 성공할 수 있는 프로젝트"라며 "방역물품의 특성상 보건·의료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을 파악해 시장 잠재 수요에 대응해 보다 신속한 기술개발을 통해 K-방역 글로벌 브랜드화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