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복귀… 원내대표 재신임 법사위원장 사수 방침 재확인 與 "시간끌기 꼼수… 단호 대처" 의장 '강제배분' 여부에 판가름
돌아온 주호영 김종인(오른쪽)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대화하며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신임을 받으며 국회에 공식복귀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대여공세의 첫 번째 목표로 제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겨냥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25일 통합당의 상임위원회 선임 요구 명단을 제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통합당이 상임위 명단을 내지 않으면 박병석 국회의장이 강제배분을 하지 않는 이상 사실상 원 구성을 마무리하기 어렵다. 다음 달 4일 끝나는 6월 임시국회 내에 3차 추경안 심사와 처리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원 구성 협상 결렬로 사의를 표명했던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긴급비상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재신임을 받은 뒤 "저쪽(더불어민주당)에서 상임위 배정표를 달라고 간절하게 요청하고 있다"면서 "(배정표를 제출하면) 그렇게 상임위를 배정하고 (상임위원장을) 뽑고 할 텐데 그럴 수는 전혀 없다"고 했다. 상임위 명단을 내지 않겠다고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추경을 (처리)하려면 상임위 예비심사를 거쳐야 한다. 예비심사를 하지 않을 때는 의장이 상임위에 예비심사 시한을 정하고 기간이 지날 경우에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심사할 수 있게 돼 있지만 지금은 상임위 12개가 구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심사기일을 지정할 수 없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면서 "상임위 전체를 구성하지 않으면 심사가 되지 않아서 민주당과 국회의장실도 고민하고 딜레마에 빠져있는 걸로 안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쉽사리 3차 추경을 통과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1차 추경 집행도 아직 미진한 상태에서 불필요하고 쓸데없는 추경, 본예산에 넣어야 할 추경들이 엄청나게 올라와 있다"고 3차 추경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가 원 구성 협상 불가 방침을 정한 것은 법제사법위원장 때문이다. 통합당에는 정부·여당을 견제할 가장 효율적인 카드인 법사위원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여당의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법사위원장 없이는 민주당이 통합당에 배분하기로 한 7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거부하겠다는 게 통합당 지도부의 입장이다. 전국 사찰을 돌며 잠행을 하던 주 원내대표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직접 찾아가 설득을 했으나 여야 간의 거리는 전혀 줄어들지 않은 셈이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처음부터 통합당 없이도 국회를 마음껏 운영할 수 있는 의석이니 통합당 의사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했기 때문에 그렇게 해보라는 것"이라며 "절대 몽니를 부린다든지 국회를 방치할 생각은 없다. 상생과 협치가 가장 국회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고, (민주당이) 그런 생각이 들어 통합당의 협조를 구하면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무엇이든 협조하고 상의할 생각"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26일 본회의에서 상임위 구성을 마무리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통합당이 또다시 여러 조건을 내걸고 시간 끌기 꼼수를 부린다면 민주당은 단호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경고한 뒤 "3차 추경을 반드시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서 7월 초부터 집행되도록 해야 한다. 민주당은 국회 정상화와 추경 처리를 위해 국민과 함께 비상대기에 돌입하겠다"고 했다.
여야가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면서 상임위 구성과 3차 추경안 처리는 최종적으로 박 의장의 결단에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는 이날 연이어 박 의장을 예방했다. 김 원내대표는 다시 한번 3차 추경의 시급함을 설명하며 박 의장을 채근했다. 민주당은 26일 본회의에서 3차 추경 심사에 반드시 필요한 예결위원장만 선출하거나 민주당 몫의 남은 상임위원장 5석만 선출 또는 통합당 몫의 상임위원장까지 모두 선출하는 등의 수를 계산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박 의장에게 원활한 원 구성에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은 이날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의장께서는 3차 추경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말씀했다"면서 "국회를 원만하게 운영하려면 여야가 진지하게 협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