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강원도의 한 사찰에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만나 설득에 나섰다.
일주일 넘게 꽉 막혀 있던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결과에 이목이 쏠려 있다.
민주당은 김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4시45분 강원도의 한 사찰에서 주 원내대표를 만나 국회 정상화를 위한 대화를 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장 등 일부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뒤 사임을 표하고 칩거에 들어간 지 8일 만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만남에서 주 원내대표에게 조속한 국회 복귀를 요청하는 한편, 코로나19 위기상황과 남북 긴장관계 등 안보위기에서 제1야당으로서 원 구성 협상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내대표가 주 원내대표의 행선지를 수소문해 강원도까지 찾아가는 수고를 한 까닭은 자칫 원 구성 협상이 이대로 어그러져 제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등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민주당은 오는 26일 본회의에서 원 구성을 끝내고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3차 추경안을 의결해야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6월 임시국회 내 추경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추경 효과가 급감한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3차 추경 심사에 필요한 물리적 시간이 부족한 만큼 당 내부에서는 18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해서라도 21대 국회 원 구성을 끌고 가야 한다는 의견과 주 원내대표의 복귀를 기다려 원 구성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나 김 원내대표의 경우 공식적으로는 26일 본회의를 열어 원 구성을 매듭짓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여 왔으나 '여당독재' 프레임에 갇힐 우려도 있는 터라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김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통합당에 "오늘까지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고 국회 정상화에 협조할 것을 마지막으로 요청한다"고 최후통첩을 날린 이후 주 원내대표를 찾아가 회동을 가진 것도 민주당의 이런 고민이 반영돼 있는 행보로 읽힌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주 원내대표를 만나기에 앞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찾아 3차 추경 처리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의장과의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의 고통을 덜기 위해 추경이 매우 시급하다"면서 "시급성에 대해서 의장께 말씀드렸고, 6월 임시국회 내에 추경 처리를 위해 필요한 절차를 밟아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김 원내대표는 본회의를 예정대로 할 생각이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당연하다"고 답했다. 박 의장은 "추경의 절박함과 긴박성을 잘 알고 있으니 여야가 빨리 진정성을 갖고 대화하고 협상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한민수 공보수석은 이날 회동에서 상임위원장 선출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원내대표의 방문으로 주 원내대표가 마음을 돌릴지는 불확실하다. 주 원내대표는 주중 국회 복귀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선출 원천 무효 등 태도변화 없이는 원 구성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통합당에서도 이날 한 번의 협상으로 극적인 결과물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