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감염 진원지 된 대전
방문판매업체發 확진 무더기 속출
인근 입점한 업체들 '개점휴업'
롯데百 주말 매출 20%가량 줄고
정문밖 줄짓던 택시도 자취 감춰

지난 21일 일요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둔산전자타운과 오렌지타운 사무실이 위치한 대전 탄방동 일대로, 사람과 자동차 등으로 붐비는 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이다.
지난 21일 일요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둔산전자타운과 오렌지타운 사무실이 위치한 대전 탄방동 일대로, 사람과 자동차 등으로 붐비는 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이다.

지난 21일 일요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둔산전자타운과 오렌지타운 사무실이 위치한 대전 탄방동 일대로, 사람과 자동차 등으로 붐비는 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이다.
지난 21일 일요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둔산전자타운과 오렌지타운 사무실이 위치한 대전 탄방동 일대로, 사람과 자동차 등으로 붐비는 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이다.

"안 그래도 손님 없어 죽을 지경였는데, 코로나19 확진자까지 이 근처에서 계속 나오니 누가 오려고 하겠습니까. 어차피 장사도 안 될 거, 이젠 가게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네요."

지난 21일 대전 탄방동 둔산전자타운 앞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씨(63·남)는 코로나19 얘기를 하자 다소 거친 말투로 최근의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충청도 특유의 느릿느릿하면서 여유 있는 말투로 손님을 대하던 이전 사장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코로나19 이후 한층 어려워진 식당 운영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코로나19 이후에도 다른 지역과 달리 대전에는 확진자가 많이 나오지 않아 근근히 식당을 유지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지난 주부터 이 일대를 방문한 사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그나마 있었던 점심 손님 마저 발길이 뚝 끊겼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코로나 19의 엄습으로 대전이 웃음을 잃고 있다. 대전은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명확히 나뉜다. 15일 이전만 해도 코로나19 확진자는 45명으로, 3월 중순 이후 해외입국자 중심으로 확진자가 나왔을 뿐, 지역사회 감염이 많지 않아 '대전=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불렸다. 농담 삼아 젊은 대전 시민들 사이에선 '대전부심(대전+자부심)'이 회자됐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 15일 이후부터 '대전부심'이란 닉네임을 스스로 내려 놓아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대전 서구 괴정동과 탄방동에 소재한 다단계 방문판매업체 사무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기 시작해 이날까지 모두 43명으로 늘어났다. 1주일 만에 발생한 코로나19 전체 확진자가 지난 2월 21일부터 6월 15일 이전의 확진자 수와 얼추 맞먹는 셈이다. 최근의 심각한 지역사회 감염 확산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처럼 대전에선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21일 일요일을 제외하곤 많게는 10명에서 적게는 3명까지 매일매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대전이 대구에 이어 '코로나19의 새로운 지역사회 감염 진원지'로 떠오르면서 대전 시민들의 불안감은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진원지로 지목받고 있는 둔산전자타운과 오렌지타운은 다단계 방문판매업체 사무실이 있는 건물로, 해당 사무실에 있는 층은 방역을 모두 마쳤지만, 주말 내내 손님들은 아예 찾아볼 수 없었다.

같은 건물에 입점한 PC 수리업체나 부품 판매업체 일부는 문을 닫았거나,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푯말을 걸어 둔 점포가 눈에 띌 정도로 최근 코로나19 지역 재확산에 따른 감염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기자가 찾은 이날에도 대전 탄방동 둔산전자타운과 길 건너편에 있는 오렌지타운 사무실을 방문한 사람 대다수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자 이 일대는 뜨거운 무더위 속에 적막감 마저 감돌며 급속히 활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1시간 가량 이 곳에서 취재를 하는 동안 인근 주민들만 오고갔을 뿐, 이 일대 PC 수리업체 등을 찾는 고객들을 단 한 명도 없었다. 한낮의 더위를 무색케 할 정도로 '죽은 전자상가 골목'으로 변모하고 있었다.

둔산전자타운 인근에서 PC 부품 및 수리업체를 운영하는 강모씨(48·남)는 "지난 주부터 이 곳을 방문한 사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손님 방문과 전화 문의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코로나19 확진자를 알리는 대전시의 긴급재난문자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두근 거릴 정도로 노이로제에 걸린 것 같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더욱이 둔산전자타운과 오렌지타운 이 곳을 방문한 사람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은 사람은 16명을 넘어서면서 이들을 통한 지역 내 'n차 감염'으로 한층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 여파는 인근 롯데백화점 대전점과 상권 일대에도 영향을 미쳤다. 주말 내내 가득차 있어야 할 주차장은 평소와 달리 빈 자리가 눈에 띄게 많아졌고, 백화점 내부는 한산할 정도로 손님 수가 여느 주말에 비해 크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롯데백화점 대전점 관계자는 "최근 들어 소비가 서서히 회복되는 등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반등하는 분위기였으나, 백화점 근처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전주에 비해 주말 매출이 2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피해 확대를 우려했다.

백화점 정문 밖에 줄지어 서 있는 택시도 자취를 감췄다. 코로나19 확진자 속출 소식에 백화점을 비롯해 이 일대를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다 보니 택시영업도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강모씨(60·남)는 "지난 주말과 비교하면 백화점 일대가 엄청나게 한산한 수준"이라며 "평소 10분 기다리면 손님을 태울 수 있었는데, 지금 30분이 지나도 앞 택시가 손님을 태우지 못해 지금껏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 그냥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전시는 지난 21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고강도 생활 속 사회적 거리두기'를 추진키로 하고, 체육시설과 공연장, 미술관, 도서관 등 150곳에 대한 운영을 중지했다. 또한 지난 17일에는 다단계 방문판매업체 등 특수판매업소 807곳에 2주 간 '집합금지 행정조치'를 발령하는 등 방역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23일에도 5명이 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대전에서 일주일 새 43명이 감염돼 지역 누적 확진자는 90명에 이르고 있으며, 다단계 방문판매업체에서 목욕탕과 찜질방 등으로 n차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대전/글·사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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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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