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저가 물량 공세로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선점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동시에 일본 등 각국의 기업과 합종연횡을 통해 국내 업체가 선점하고 있는 대형 OLED 시장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미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중국 업체가 어느정도 한국을 쫓아오는 데 성공한 만큼, 국내 기업들의 긴장도 커지는 분위기다.
22일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 JOLED는 최근 중국의 TCL CSOT와 비즈니스 제휴을 맺고 TV용 대형 OLED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JOLED가 제3자 배정방식으로 발행하는 신주를 TCL CSOT가 인수하고 이를 통해 JOLED는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자금 조달 규모는 200억엔(약 2263억원)이며 TCL CSOT는 JOLED 지분 10.76%를 확보하게 됐다.
이번 제휴로 이들은 차세대 생산기술인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TV용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일본과 중국을 대표하는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협력하게 된 배경에는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국을 추월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현재 대형 OLED 시장은 LG디스플레이가 독점하고 있다. 이미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어느정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 업체들은 대형 OLED 시장에서도 한국을 뛰어 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다만 아직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대형 OLED 패널을 바로 생산하기까지는 기술적 한계가 있어, 당장 국내 업체들의 자리를 넘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디스플레이업계 한 관계자는 "잉크젯 프린팅 방식은 재료 효율성은 높지만, 중소형 OLED에서만 적용 가능해 당장 대형 OLED 생산에는 나설 수 없다"며 "TCL CSOT의 행보는 장기적인 포석을 염두한 것으로, 국내 업체들도 마냥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앞세워 공격적인 투자로 대형 OLED 사업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BOE는 대형 OLED의 기술 개발에 10억위안(17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4년 TV용 OLED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HKC는 중국 후난성에 대형 OLED 생산 라인을 지어 오는 2021년부터 대량생산에 나서고 CSOT도 대형 OLED 시험 라인을 구축·가동하면서 대규모 투자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미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중국에 어느 정도 자리는 내준 국내 업체들의 입장에서는 긴장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인 셈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중국의 2024년 모바일 OLED 점유율은 50%로 전망된다. 처음으로 한국(49%)을 추월하는 시점이다. 지난해 점유율은 한국 76%, 중국 22% 수준으로 50% 이상 격차를 보인다. 예상대로면 5년 만에 이를 역전하는 셈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한국과 중국의 OLED 기술력 차이는 분명히 있다"면서도 "그러나 조금씩 중국 OLED도 세트업체로부터 탑재되고 있는데, 이것들이 쌓이면 기술 경쟁력이 될 수 있어 긴장감을 버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