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심화영 기자] 유통명가 롯데를 필두로 국내 유통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다. 수년 간 유통규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 타격까지 겹치면서 대형 유통사들은 급여삭감·자산매각에 이어 유·무급휴직까지 자구책 마련에 한창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내달부터 창사 이래 첫 무급 휴직을 시작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희망자에 한해 자율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롯데호텔도 최근 임금피크제 해당하는 만 58세 이상(1961~1963년)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 지난 3월부터 롯데면세점은 주 4일제나 주 3일제, 무급 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도 창사 이래 처음으로 25년 이상 근무한 5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비단 롯데 뿐 아니라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등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업종들을 대상으로 유·무급 휴직은 확산 추세다.
이와 더불어 유통업계는 유동성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하반기에 13개 점포를 정리할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는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 매각을 '세일 앤드 리스백'(sale and lease back·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지난 2월 문을 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과 내년 1월 개장하는 현대백화점 여의도점 모두 임대 매장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11월 13개 매장을 9300억원에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소유권은 사모펀드에 넘겨주고 이마트가 매장을 계속 운영하는 바로 그 방식이다.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파트너스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인력 감축에 따른 재배치와 세일 앤 리스백 등에 나서자 직원들이 반발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유통규제도 일몰은 커녕 강화되고 있다. 제21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출점제한 강화와 의무휴업일 규제 연장 등을 골자로 한 국내 유통대기업을 겨냥한 유통산업발전법 발의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현재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총 3건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의원입법으로 발의됐다.
이 같은 유통규제는 이케아와 다이소 등 날이 갈수록 대형마트와 유사해지지만 규제를 받지 않는 해외업체와 비교되며 역차별 논란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구류에 이어 생활용품까지 품목을 확대하며 전국 매장 1350개 매장을 보유한 다이소는 출점규제를 받지 않고, 가구전문점을 내세우나 사실상 복합쇼핑몰(대형마트)에 가까운 이케아는 지난 2월 수도권 외 첫 매장인 4호점 동부산점에 이어 가든파이브 도심형 매장 입점 검토까지 보폭을 확대 중이다.
유통업계의 한 임원은 "지난 2012년 유통 영업규제가 도입될 당시와 현재는 유통산업 구조가 너무나 많이 변해 있다"면서 "(규제의)실효성을 검증하지 않은 채 정치적 목적만 갖고 규제를 강화한다면, 소비자 편의와 가치 증대라는 궁극적인 가치를 실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