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산분리 규제 상황 우려 직접적으로 지분 취득하지 않고 '라인' 출자 형태로 다수 진출 태국·대만에서 잇따라 출범해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시장 파이키우는 NAVER ⑤ 규제 피해 해외로
국내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신청을 포기한 네이버는 대신 해외에서 은행 지분을 취득하거나 직접 은행을 설립했다. 국내의 은산분리 규제를 우려한 듯 네이버가 직접 지분을 취득하지 않고 해외 자회사 라인(LINE)을 통해 해외에서 은행업 진출을 선택하는 전략을 택했다.
라인의 손자회사 격인 라인 파이낸셜 아시아(LINE Financial Asia)는 2018년 12월11일 태국에서 카시콘 라인 컴퍼니(Kasikorn LINE company)라는 은행을 설립했다. '카시콘 라인'은 태국의 카시콘은행(KASIKORNBANK) 자회사인 카시콘비전(KASIKORNVISION)과의 합작법인이다. 카시콘은행을 기반으로 디지털 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인터넷 은행 형태다. 카시콘 라인 설립 직후인 2019년 1월 네이버가 인터넷전문은행 신청 포기 계획을 공식화했던 만큼 국내보다는 해외에서의 은행업 진출이라는 큰 그림 하에서 움직였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네이버의 해외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전략은 카시콘라인 설립 1개월 전인 2018년 11월 일본 미즈호은행과 합작한 '라인뱅크(LINE Bank Preparatory)' 설립 계획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라인뱅크는 2019년 7월 대만 금융당국으로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인가를 취득했고, 올해 3월 '라인뱅크 타이완(連線商業銀行)'으로 정식 출범했다. 은행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금융업에 진출한 일본보다는 라인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전문은행을 모델로 대만 진출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인뱅크는 라인 파이낸셜 아시아의 100% 자회사인 라인 파이낸셜 타이완이 최대주주(지분율 49.9%)로 참여하고, 푸본뱅크(25.1%), CTBC뱅크(5%), FarEasTone(5%), 스탠다드차타드은행(5%), 타이완 모바일(5%), 타이완유니온뱅크(5%) 등이 소수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태국과 대만에서 은행을 설립하기 전 네이버는 이미 라인을 통해 일본에서 대부업, 벤처투자 등 각종 금융회사를 설립했다. 네이버가 라인에 출자하고, 라인이 LVC, 라인 파이낸셜(LINE Financial) 등을 통해 출자하는 형태로 금융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네이버는 2018년 3월 플랫폼 공동구축을 위한 공동개발 형태로 라인에 42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가 2019년에는 거래 금액을 670억원으로 늘렸다. 네이버는 라인의 지분 72.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네이버의 지원을 등에 업고 라인은 2018년 1월 라인 파이낸셜, 폴리오(FOLIO), LVC(LVC Corporation) 등을 잇달아 설립했다. 같은해 4월에는 LVC USA, 라인 테크 플러스(LINE TECH PLUS PTE.LTD.) 등이 설립됐고 뒤이어 라인증권(LINE Securities Preparatory), 라인 파이낸셜 타이완(LINE Financial Taiwan), 라인 파이낸셜 아시아(LINE Financial Asia), 라인 크레딧(LINE Credit), LVC 홍콩(LVC Hong Kong) 등이 연달이 만들어졌다.
네이버가 직접 금융회사에 출자하거나 국내 계열사를 통해 금융업을 진출할 경우 은산분리 규제를 우려해 해외 자회사를 통한 방식을 택했다고 볼 수 있다. 네이버의 금융사업 진출 구도를 보면 '네이버→라인'으로 시작해 '라인→LVC', '라인→라인파이낸셜', '라인→라인페이' 등의 형태로 금융 자회사가 지속적으로 탄생했다.
2020년 5월말 현재 네이버의 해외 계열사 가운데 금융사업을 직접 영위하는 곳만 14곳에 이른다. 펀드 등을 포함한 총 금융회사는 19곳이나 된다. 국내 금융계열사가 스프링캠프와 네이버파이낸셜 2곳뿐인 것과 대조적이다. 스프링캠프는 네이버의 자회사인 스노우의 100% 자회사로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다.
금융권 관계자는 "네이버의 금융업 진출 과정을 보면 은산분리 규제가 강한 국내보다는 해외를 선택하고, 비은행 업종에서 출발해서 은행업으로 순차적으로 외형을 넓히는 모습이 보인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