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7일 최근 남북관계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6층 기자실에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많은 국민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저는 남북관계 악화의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남북관계 악화에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분위기를 쇄신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도 제게 주어진 책무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사임을 결심한 시점에 대해서는 "남북관계 악화에 대해 현재 상황을 예상할 수 있었던 시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김 장관은 지난 4월 8일 취임한 후 약 1년 2개월 만에 통일부 장관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취임했으나 같은 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서 남북관계의 개선도 이루지 못했다. 올해 1월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라는 악재도 겹치면서 대북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북한은 지난 4일부터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중심이 돼 연일 대남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날에는 남북공동연락소 청사를 폭파한 데 이어, 이날은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 지역에 군부대를 재주둔시키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9·19 군사합의를 파기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또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서훈 국정원장의 대북 특사를 보내겠다는 우리 정부의 제안도 거절했다.

한편 김 장관은 이런 상황에서도 남북관계 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행사'에서 "남북관계 역사에는 수많은 난관과 도전이 있었고,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와 넘어야 할 고비가 적지 않을 것"이라며 "6·15 정신은 사대가 아니라 자주, 대결이 아니라 평화, 분단이 아니라 통일"이라고 했다.

임재섭기자 y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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