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재보험업 제도개편 방향'
손보사 적용 행위규제 피해 가
전업 재보험사 '코리안리' 단기이득
신규 재보험사 중장기 경쟁 부담

금융위원회가 최근 전문 재보험사의 진입을 유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재보험업 제도개편 방향'을 발표하면서 국내 유일 전업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받을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보험을 별도의 업(業)으로 분리하면 재보험 시장 규모가 커지고, 일반 손해보험회사에 적용되던 행위 규제를 피할 수 있게 돼 코리안리에 단기적으로 이득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12일 재보험업의 영업요건을 손해보험업이 아닌 재보험업 영업 행태에 맞춰 개정한다고 했고 최저자본금 요건을 30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낮춰 진입규제를 완화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계획은 장기적으로 재보험의 설립문턱을 낮춰 시장파이를 키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제도 개편으로 향후 재보험도 전문적인 영역에서 경쟁 요인이 될 것으로 바라봤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본금 요건을 완화하고 재보험 종목도 세분화할 경우 특정 종목에 특화된 보험사가 출현할 수 있다"면서 "현 상황에서 재보험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에 그런 사례가 나올 수 있도록 실무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논의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원수 보험사의 보상책임을 인수하는 것을 본업으로 하는 재보험은 신규 진입이 쉽지 않다. 인수하는 보험의 리스크에 대한 측정을 위해서는 누적된 손해율 데이터가 필요하고, 실제 리스크 인수를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자본금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진입 문턱을 낮추면 신규 사업으로서 재보험 진출을 희망하는 곳이 없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 2006년 국내 원수 손해보험사들이 공동으로 재보험사 설립을 추진했고, 2008년과 2010년에는 신한금융지주와 KDB산업은행이 재보험사 설립을 검토한 적이 있다. 2014년에는 김기홍 현 JB금융지주 회장을 주축으로 팬아시아리(PARC)라는 신설 재보험사 설립이 시도되기도 했다.

재보험 시장이 커질 경우 선두 주자로서 코리안리의 위상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코리안리는 1963년 대한손해재보험공사로 설립된 이후 약 30년 동안 회사에 대한 재보험 의무출재규정이 유지되면서 국내 재보험 시장을 선도해왔다. 이후 1997년에 재보험시장이 개방됨과 동시에 의무출재규정이 폐지되면서 재보험시장에도 완전 경쟁 체제가 도입됐지만 오랜 국내 재보험 업력을 바탕으로 재보험 시장에서 여전히 확고한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코리안리의 수재보험료 가운데 77.1%는 국내 생보사와 손보사로부터 발생할 정도로 국내에서 발생한 보험료 수입 규모가 월등히 높다. 현재 국내 재보험 시장은 일부 대형 재보험사들이 점유율 확대를 위해 리스크 대비 낮은 요율에도 계약 인수 의향을 보이며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코리안리도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지점을 확대해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하고 있다.

이번 금융위의 재보험시장 제도개편은 재보험 시장 확대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규제 완화 요인이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앞서 2018년에도 금융위는 신규 재보험사의 출현을 유도하고 일반 보험사들의 자체 보험료 산출 능력을 키워 보험사 간의 경쟁을 촉진을 목표로한 '손해보험산업 혁신·발전방안'을 발표했다. 당시에도 금융위는 법적 최소 요건만 갖추면 신규 재보험사 인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위 측은 "재보험 제도개편에 앞서 우선 실제로 보험회사나 재보험사들이 느끼는 불편에 대해 의견수렴을 해서 어떠한 것을 개정할지 어떤 규정을 손봐야 할지 논의한다"고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재보험업은 일반손해보험사와 업무 성격이 달랐지만 업무보고서나 경영공시 자료와 같은 규제가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면서 "향후 규제 합리화가 진행되는 동시에 재보험 신규 설립이 촉진된다면 재보험 시장가치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코리안리에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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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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