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제는 최악인데 자산시장은 과열이다. 코로나19로 실물경제가 초유의 위기상황을 맞고 있는 반면, 자산가격은 거품이란 지적이 나올 만큼 오르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요즘 주요 경제·금융 지표를 보면 이렇게 실물경제와 금융자산 시장 간 유례없는 괴리 현상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실상 제로 금리와 양적완화 환경이 자산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 넘치는 유동성이 '머니게임'을 위한 실탄이 되고있음을 보면 우려감이 크다. 이와 대조적으로 실물경제는 침체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근로소득자와 자산가 사이의 빈부격차가 더욱 늘어나는 이른바 '코로나 디바이드'가 선명해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올해 하루 평균 거래액은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였던 2011년 때보다 2조원 이상 웃돌고 있다고 한다. 시중 부동자금이 투자처를 찾다가 결국 증시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의 힘으로 코스피 지수는 2100선을 웃돌고 있다. 대표적인 자산시장 중 하나인 부동산시장도 호황 조짐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은 13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실물경제는 최악 상황이다. 4월 광공업 생산은 6.0% 감소해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쪼그라 들었다. 지난 5월 취업자 수는 석 달째 줄어들었다. 3개월 연속 취업자 수 감소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10월∼2010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실업자와 실업률 역시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9년 이후 가장 높다고 한다.

실물 경제는 디프레션인데,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은 인플레가 선명하다. 당장의 경제·민생 붕괴를 막기 위해 일단 돈부터 뿌리고 본 후유증이다. 당장은 괜찮겠지만 문제는 언젠가는 터져야 하는 거품이 된다는 점이다. 거품이 터져버리면 일본식 장기침체라는 무서운 현실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세상이 올 수 있는 것이다. 놔두면 대재앙이 된다. 리스크 관리 등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고 선제 대응해 버블을 막아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제대로 대처해 나갈 지 걱정이다. 원칙 없는 포퓰리즘 때문이다. 포퓰리즘으로 국민을 길들이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우선 필요하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